[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고급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고객들이 차에서 자기만의 공간에 대해 갖고 있는 느낌이다. 주행 시, 정차 시 공간에서의 느낌이 다 다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달간 4세대 G90를 타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로 공간에서의 가치를 꼽았다.
제네시스 4세대 G90. 사진/황준익 기자
지난 11일 G90 시승 후 기자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날 처음 마주한 G90는 초대형 세단답게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전면부의 크레스트 그릴에서 고급스러움이 강조됐고 얇은 두 줄의 헤드램프는 역동성을 더했다.
시승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네시스 수지까지 약 20분간 뒷좌석 탑승으로 시작됐다. 시승차는 'G90 3.5T-GDi AWD' 모델이다. 우선 뒷좌석을 체험해봤다.
뒷문에 다가가자 손잡이가 돌출됐다. 자리에 앉은 뒤 도어를 당길 필요 없이 '이지 클로즈' 버튼을 누르니 묵직한 도어가 부드럽게 닫혔다. 하차할 때도 버튼을 누르면 가볍게 미는 것만으로도 열렸다.
뒷좌석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위치한 10.2인치 모니터였다. 터치스크린으로 주행 중 내비게이션 화면을 볼 수 있어 운전자에게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 거리를 물어 볼 필요가 없다.
뒷좌석 도어에 있는 '레스트' 버튼을 누르면 앞좌석이 앞으로 젖혀지면서 동시에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받침대가 나온다. 사진/황준익 기자
뒷좌석 중앙의 '암레스트'도 8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있어 공조, 시트, 마사지, 커튼, 조명 등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실차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조작이 쉬웠다.
뒷좌석 레그룸은 불편함이 없었지만 대형 세단치고 넓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뒷좌석 도어에 있는 '레스트' 버튼을 누르니 앞좌석이 앞으로 젖혀지면서 동시에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받침대가 나왔다. 뒷좌석은 뒤로 젖혀지고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 여기에 마사지 기능과 열선시트를 작동하니 고급 안마의자 부럽지 않았다.
이어 제네시스 수지를 출발해 CGV 드라이브인 곤지암을 경유하는 약 126㎞ 구간을 직접 운전했다.
G90 실내 모습. 사진/황준익 기자
터치타입 공조 패널은 운전 중에도 쉽게 조절할 수 있었고 내비게이션, 라디오 등 자주 쓰는 기능은 물리버튼도 있어 편리했다.
도심을 빠져나가는 동안 G90는 아주 부드러운 주행감을 줬다. G90는 가솔린 3.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0kgf·m를 갖췄다. 고속도로 진입 전 코너링 구간에서 가속을 하자 차체가 김에도 불구하고(전장 5275㎜) 쫀쫀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빠져나왔다. 고속도로에 올라 운전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았더니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섰다. 커브 길에서도
고속에서도 음악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될 만큼 풍절음이나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전기차처럼 조용했다. 제네시스의 소음 저감 기술인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 덕분이다. 이 기술은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의 반대 위상 주파수를 스피커로 송출해 주행 중 실내 정숙성을 높여준다.
G90 외관. 사진/황준익 기자
브레이크 제동력도 우수했다. 고속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앞으로 쏠리지 않으면서도 감속이 제대로 이뤄졌다. 차가 밀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방지턱, 경사로, 험로를 인지해 에어 서스펜션을 최적 제어해주는 기능은 승차감을 높였다. 실제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 불쾌감이 전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달렸다. 앞차 간격 유지와 자연스러운 제동, 곡선 구간에서의 차로 중앙유지 등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작동했다. 여기에 방향지시등을 켜면 변경하고자 하는 차로 방향으로 움직이는 '차로 변경 보조 기능'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G90 판매 가격은 세단 8957만원, 롱휠베이스 1억6557만원부터 시작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