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보도 상에서 버스표와 신문·음료 등을 팔며 서민들의 쉼터로 인기를 누리던 가판대(가로판매대)가 10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가판대는 2011년 1284곳에서 작년 670곳으로 47.8% 감소했다. 작년에만도 전년 대비 8% 줄어들며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판대와 함께 보도상 운영시설물로 관리되는 구두수선대도 10년 사이 1266곳에서 882곳으로 줄며 30.3% 감소했다.
가판대와 구두수선대는 2010년대 들어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서울시가 노숙인·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감소세를 멈추진 못했다. 이런 추세는 운영자의 고령화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작년 8월 기준, 전체 운영자의 86%가 60대 이상으로 고령화가 뚜렷해졌다. 작년에 문을 닫은 119곳을 살펴보면 영업부진 46곳, 고령 24곳, 사망 14곳 등이었다.
서울시는 내달부터 운영포기·허가취소 등으로 보도에 방치된 가판대와 구두수선대를 매각·철거할 예정이다. 정상 운영되는 곳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점용료와 대부료를 감면해 피해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가판대와 구두수선대는 한때 구두 굽이 망가지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사랑받으며 1990년대 4000여곳이 넘었다. 당시 인기를 틈타 전매나 전대 등이 횡행하며 웃돈까지 얹혀 운영권이 거래될 정도였다.
하지만, 교통카드 도입과 신용카드 사용률 증가, 온라인 미디어 확산 등 시대 변화로 서서히 발길이 뜸해졌다. 특히, 비슷한 기능을 가진 편의점에 밀리며 장기간 문 닫거나 아예 운영을 포기한 곳이 급속히 늘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판매부진, 운영자 고령화 등으로 자연 감소하는 보도상 영업시설물은 신속히 철거해 시민들이 보행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한 가로판매대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