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자본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하는 한국증권금융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올해 26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자본시장에 공급해 증권금융 본연의 시장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업계의 당면 현안에 대한 해결과 디지털 전환 대응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 사진/한국증권금융
윤창호 한국증권금융(증권금융) 사장(
사진)은 20일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2년 주요 추진사업 및 경영방향을 밝혔다. 윤 사장은 "그동안 증권금융은 투자자를 보호하고, 적정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며 업계와 함께 성장해 왔다"면서 "특히, 지난해에는 적극적인 시장지원과 안정적 자산관리를 통해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예탁금 지급 절차 및 개인 공매도 접근성 개선, 공모주 중복 청약방지 지원시스템 구축 등 투자자 권익 강화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는 설명이다.
윤 사장은 올해엔 조직 내외부의 의견을 모아 회사의 장기목표인 '비전 2030'을 수립해 한국증권금융의 자본시장내 역할을 강조했다.
우선 올해 약 26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업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증권금융은 투자자예탁금의 안전한 보관·관리 등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지난 10년간 증시에 적정 유동성을 공급해 자본시장의 활력과 안정을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해 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유동성 공급 규모는 지난 2016년 13조4000억원에서 올해 26조3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세부적으로 증권담보대출 및 할인어음(신용대출)을 통한 증권사 여신 18조6000억원, 환매조건부(RP)매수 거래 7조7000억원 등을 자본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년말 금융투자업계의 대고객 신용공여자금(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 및 대주)는 41조3000억원 중 증권금융 여신 규모는 17조1000억원 수준이었다.
유동성 지원을 통해 원활한 자금 수급과 자금 활용의 실효성 제고가 기대된다. 증권사 자금 수요와 조달 만기를 매칭해 지원해 중·장기자금의 안정적 조달이 용이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기에 할인어음, 일중자금거래 등 초단기 여신상품을 제공해 자본시장의 일시적 유동성 과부족 해소로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전담 조직 신설도 이어진다. 그는 "변화하는 시장과 상품에 대한 분석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시장의 목소리를 신속하게 현업에 반영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유동성 지원 경험과 시장의 의견 등을 기반으로 ‘시장상황별 증권사 유동성 공급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주변자금 수신 확대, 수탁·대주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업계의 당면과제 해결을 지원하고, 자본시장 디지털 전환과 외연 확대 등에 적극 대응해 시장과의 상생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자기자본 4조원의 자본시장 선도 금융회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의 당면한 과제 해결에도 나선다. 우선 수탁서비스가 강화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모펀드 업계의 시장신뢰 회복을 위해 증금의 수탁서비스강화를 통한 우수 사모펀드를 지원키로 했다.
대주서비스도 지원한다.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의 대주서비스 개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대주재원 공급 확대, 대주만기 연장, 실시간 대주통합거래시스템 확대 운영 등을 통해 공매도 시장에서의 투자자간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모험자본 공급에서 증권금융의 유동성 지원도 확대한다. 또한, 금융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업계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올 1분기 중 증권업계 CEO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자본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적극적 역할 수행도 약속했다. 윤 사장은 "디지털 기술 발전과 마이데이터 시행 등 금융혁신은 자본시장에 새로운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면서 "증권금융은 자본시장이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계와 함께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증권사의 디지털 혁신과 핀테크 증권사의 안정적 시장 정착을 지원해 자본시장의 조화로운 발전을 유도한다는 것. 증권금융은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증권과 ‘디지털 업무 협력 및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대면·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규 상품을 업계와 함께 개발해 시장과 금융투자업계 그리고 투자자가 모두 디지털 전환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린파이낸싱, 가상자산 등 새로운 금융시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최근 금융환경 변화는 주식·채권·파생시장 등 전통적인 자본시장의 외연을 그린파이낸싱, 가상자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는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증권금융은 금융투자업계의 이러한 새로운 도전과정에 맞춰, 업계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천 방안으로 녹색채권 인수지원, 그린프로젝트 참여 및 관련 펀드투자 확대 등 그린파이낸싱 시장형성 지원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나 업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방안 등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녹색채권인수금융, 그린프로젝트 관련펀드에 대한 대출, 탄소배출권 인수·담보금융 등이 이에 해당한다.
조직혁신을 추진하고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제고한다. 윤 사장은 "외부의 변화와 혁신을 인식하고 이를 조직에 내재화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과 당사와 자본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디지털 금융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관련 인사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ESG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여신·투자 집행 시 ESG 관련요소를 반영하는 등 ESG 경영에 동참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말까지 전체 자산운용자산 중 ESG 투자비중을 1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