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및 빌라 밀집 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들어 서울지역 연립다세대 주택인 빌라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빌라 시장이 반시이익을 누렸던 것과 대조된다. 아파트 시장에 이어 빌라 시장도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등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공주도 개발에 따른 현금청산 우려감도 높아지면서 빌라 거래건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거래건수 감소와 함께 빌라 거래건수 감소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지역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건수는 869건을 기록했다. 이는 4512건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3% 수준이다.
서울지역 빌라 시장 분위기 하락은 지난해 말부터 전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빌라의 매매수급지수는 97.5로 2020년 6월 이후 17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서울지역 빌라 시장이 큰 인기를 누린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서울 빌라 매매건수가 아파트 매매건수를 제치며 부동산 시장 주요 거래 상품으로 올라선 바 있다. 이후 서울 빌라 매매건수는 12개월 연속 아파트 매매건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아파트 매매량은 빌라보다 월간 2~3배까지도 많았다.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에는 매월 빌라 매매량이 아파트 매매량을 추월한 것.
서울지역 빌라 시장 분위기 반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출규제가 꼽힌다. 올해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을 경우 연 소득의 40%(제2 금융권은 5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올 7월 이후에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로 대상이 늘어난다. 향후 증명할 수 있는 소득이 낮고 기존 대출이 많을수록 추가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 금리 인상도 주택 시장 분위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갚아야할 이자가 늘어날 경우 섣불리 주택 구매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한 데 이어 지난 14일 기준금리 1.25%로 추가 인상했다.
아울러 빌라 매매 이후 ‘현금청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면서 매수세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빌라 시장에 현금청산 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지역 빌라 중 공공주도 정비사업장으로 선정될 경우 권리산정 기준일에 따라 현금청산 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서울시,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공공주도 정비사업에 따라 권리산정 기준일이 제각각이라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빌라의 경우 이마 한번 손바뀜이 있었고,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라며 “빌라 매매 역시 아파트 거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주택시장이 안 좋은 만큼 거래량이 지금 수준보다 낮거나 유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