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영업정지 등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존폐 위기로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및 건축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비사업 시장에서 밀리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비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던 사업장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최근 월계 동신아파트 조합원 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최근 일부 인터넷 신문의 근거 없는 가정과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다”라며 “소문과 달리,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을 중단 없이 추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광주 화정동 아아피크 붕괴 사고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월계 동신아파트 조합원에게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을 홍보하는 이유는 두 지역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조합원에게 동신아파트를 수주하게 될 경우 이 일대가 아이파크 타운이 조성되면서 집값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동신아파트 한 조합원은 “광주 사고 이후 현대산업개발 OS요원이 수차례 다녀갔다. 마치 자신이 저지를 사고인 것처럼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강조하고 갔다”라며 “10년인 하자 보수 보증 기간을 30년으로 늘려주고, 각종 빌트인 가구까지 혜택을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월계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1차 시공사 입찰 당시 HDC현대산업개발만 단독 입찰해 유찰된 바 있지만, 최근 코오롱글로벌이 참여하면서 2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광주 사고 이후 조합원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은 오는 2월 2차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한다.
여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강북권 최대 재건축 단지인 월계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거리상 광운대역세권과 가까워 아이파크 타운이 형성될 경우 향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조합원 민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월계 동신아파트 조합원 사이트에 올린 안내문.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열린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1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에 참석해 코오롱글로벌 사례를 언급하며 “행정 조치가 이뤄지려면 사고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 조합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즉각적인 영업정지가 발생해 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정비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영업정지가 임박했기 때문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동구청은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참사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줄 것을 등록 관청인 서울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가 사전 통지와 함께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절차에 착수했다.
아울러 주택 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 먹거리라는 점에서 수주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택사업이 다른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업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사업은 아무래도 다른 공공사업이나 토목사업보다는 많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발 쪽이기 때문에 그런 쪽에 많이 집중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