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들이 코로나19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1일 서울연구원의 세계도시동향을 살펴보면 캐나다 캘거리시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수업이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무료 급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어 결식아동이 증가하고 있다. 폐업 사례 역시 방역조치 시행에 따라 지역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방문이 제한되면서 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캘거리시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지불할 여력이 없는 결식가정 등을 위해 식당에서 음식을 미리 주문·계산해 기부하는 기부 벽(Giving Wall)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주민들이 구매한 상품권 또는 미리 추가분의 계산을 완료한 영수증을 매장 내 지정된 벽에 붙여 놓으면 매장 방문자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무료 식사를 원하는 사람은 매장을 방문해 미리 음식 값이 지불된 메뉴를 제공받는 개념이다.
캘거리시 도심을 중심으로 총 20여개 매장이 ‘기부 벽’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며, 계속 확대되고 있다. 캘거리시는 프로그램이 지역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계속 유지하고, 저소득층의 식료품 부족 및 결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의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경제를 유지하는 데 있어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 캘거리시의 식당 내부 한 쪽 ‘기부 벽’에 부착된 상품권과 영수증. 사진/캘거리저널
인도의 수도직할지역인 델리 NCT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비대면 멘토링 프로그램(Delhi Desh Ke Mentor)을 작년 하반기부터 운영하고 있다. 공립 고등학생(9~12학년) 멘티를 엄선된 전문가 멘토와 모바일 앱으로 연결하는 일대일 맞춤형 멘토링을 진행해 학생들의 진로 설계 및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한다.
델리 NCT 정부는 연결 이후 중간 모니터링도 철저히 진행하면서 안전한 멘토링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등록된 멘토는 앱을 통해 지정된 멘티와 매일 10여분간 통화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씩 접속해 상담하며, 장기적으로 진로 이외에도 성적, 학교생활 등에 대해 소통할 수 있다. 카스트·종교 등 차별을 초래할 수도 있는 개인정보 공유 또는 언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5만9000여명의 멘티가 1만5000여명의 멘토와 교류하고 있으며, 향후 30만명 수준으로 멘토를 확대해 지역 내 10만여명의 학생들에게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상담 실적은 1만건 이상의 전화통화로 1만7000시간 이상의 상담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이로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영리기구 ‘Farm to Feed Kenya(FFK)’는 코로나19 이후 식료품 유통시장이 망가지면서 케냐 인구의 32%가 식료품 부족과 영양 결핍을 겪고 있고, 케냐의 저소득층 가정은 가계 수입의 75% 내외를 식비에 지출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안정적인 식품 공급 모델을 개발했다.
농민에게 팔리지 않은 농산물 등을 구매한 후 정가의 50% 내외 가격으로 판매하고, 익일 배송 시스템 및 온라인 배송 시스템 구축했다. 농민이 직접 농산물을 운송해와 유통비용을 절감했으며, 정확한 사용처와 활동 내역 및 성과 등을 공개하고, 성과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학교 및 시설 등에 공급된 농산물은 아동의 영양상태 개선에 기여한다.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잉여 농산물 등의 적절한 활용과 유통구조 혁신으로 사업성 담보를 전제한 민간 참여 사회복지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지역주민이 물류센터의 코디네이터 등으로 활동하면서 자립을 지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케냐의 비영리기구 FFK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잉여 농산물. 사진/FFK 홈페이지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