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앞세워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5위에 올랐다. 국내 시장에선 '절대 강자' 테슬라와 양강체제를 형성했다. 올해는 국가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변화하면서 판매량 및 점유율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그룹별 판매량은 테슬라가 92만대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상해기차(61만대), 폭스바겐(44만대), BYD(34만대), 현대차그룹(24만대)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총 판매량은 472만대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2020년 25% 성장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4배가 넘는다. 완성차 전체 판매량에서는 5.8%를 차지하며 2020년 2.9%에서 2.9%p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유럽, 미국, 한국 등 대부분의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271만대로 2020년 대비 158% 급증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10만대)도 중국 다음으로 11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연 2만대 수준이었던 현대차그룹의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7만1785대로 늘어나며 2020년 대비 157% 증가했다. 지난해 아이오닉 5, EV6, G80 전동화 모델, GV60 등 다양한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확대됐다.
특히 아이오닉 5, EV6는 국내 시장에서 각각 2만2671대, 1만1023대가 팔려 모델3(8898대)와 모델Y(8891대)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올해 주요 완성차기업 및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모델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판매량은 전기차 보조금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보조금 영향이 큰 초기 시장이다"며 "올해 일부 국가의 구매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라 지역별 판매 양상 및 증가세는 상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파워를 확보한 테슬라 등 주요 업체 외에는 보조금 변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전기차 1대당 국고보조금(800만원→700만원)이 줄어들고 보조금 100% 지급 대상 차량의 가격 상한선(6000만원→5500만원)도 낮아지면서 보조금이 적용되는 모델로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 대비 30% 줄이기로 했다. 보조금과 무관한 초소형·고가 전기차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보조금 적용 대상인 일부 제조사의 전기차 판매량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토요타의 첫 전기차 'BZ4X'가 출시되는 시점인 올해 중순 이후 큰 변화가 기대된다.
일본에 재진출하려는 현대차도 이 같은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시장 철수 이후 12년 만에 넥쏘, 아이오닉5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선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