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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진 증시에 '연 18%' ELS 줄이어
KB·미래·신한 등 잇따라 발행…주가지수 내리고 쿠폰수익률 오르고
입력 : 2022-02-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연 18%대 중수익 주가연계증권(ELS)을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ELS 수익률이 통상 3~5%, 높아야 10% 수준이던 최근 2~3년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다. 지수 조정에 ELS 조기 상환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낮은 기준가격 대비 높은 쿠폰 수익률에 ELS 매력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6일까지 세전 연 18.3% 수익률의 '미래에셋증권(ELS)29951d' 청약을 진행 중이다. 해외주식 엔비디아와 AMD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조기상환 기준(최초 가격의 80~85% 이상)이나 만기상환(75% 이상) 기준을 충족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돌려준다. 반면 만기상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만기 이전에 단 한 종목이라도 45%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100%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연 수익 18%대는 업계에서 이례적인 수준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최근 2년간은 3~5% 저수익 ELS들이 주를 이뤘으며 높아야 10%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18%대 중수익 ELS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청약을 진행 중인 '공모ELS 22467호' 역시 연 18.5%짜리다. AMD와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으며, 역시 만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낙인(Knock-in)' 구간에 들어서면 원금 최대 100% 손실이 난다. 낙인 구간이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간으로, 투자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이 기준 밑으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한다.
 
손실률이 제한되는 원금 보장형 중수익 ELS 상품도 나오고 있다. KB증권이 지난 9일 청약을 마친 'KB able ELS 제2150호 원금부분지급형'은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식 중 하나라도 최초 가격의 80% 아래로 떨어지면 최대 원금 20% 손실이 발생하는 원금 보장형 상품이다. 1년 만기상환일과 3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일에 기준 가격이 101% 이상이 되면 연 18.5% 수익률을 돌려준다.
 
중수익 ELS 발행의 배경에는 증시 변동성 확대와 금리 인상이 있다. 옵션 변동성은 ELS 운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리스크가 ELS 수익률에 반영된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같은 구조의 상품이라도 지난 1년과 비교해보면 수익률이 굉장히 많이 높아졌다"며 "지난 1년간은 이런 ELS를 내고 싶어도 고수익률 라인을 갖추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ELS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최근 ELS의 단골 종목이다. 기존에 코스피200이나 S&P500 등 국내외 대표 지수, 혹은 삼성전자나 현대차같은 국내 개별 종목 정도가 주요 ELS 기초자산으로 꼽혔으나, 최근 1~2년 새 해외 개별종목 비중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해외주식은 지수보다 변동폭이 큰 것은 물론 상·하한가 제도 없이 가격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수익률로 발행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
 
최근 국내외 증시 하락에 ELS 상품들이 잇달아 조기 상환에 실패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지수가 다소 낮아진 때가 ELS 매력이 높아지는 시기라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더 하락하면 조기 상환 실패 물량이 나올 수 있으나, 원금 손실이 발생하려면 기준 가격 대비 50% 미만으로 떨어져야 해 흔치 않은 일"이라며 "기준가격이 낮아지고 쿠폰 수익률이 증가해 상대적으로 ELS 매력도는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과거엔 최소 청약금 100만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10만원 이상이 많아서, 소액으로 분산투자하기에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기상환 실패가 원금 손실을 야기하지 않는다 해도, 예상보다 길게 돈이 묶이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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