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73차례 언급될 정도로 높은 물가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내달 열리는 FOMC로 쏠리고 있다.
17일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연준 이사들은 "물가상승률이 기대한 만큼 내려가지 않을 경우 현재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책적 완화를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앞서 1월 정례회의 뒤 미 노동부가 밝힌 전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도 동월보다 7.5% 올라 4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9.7%로, 연준의 금리인상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대다수의 FOMC 위원들은 "2015년 금리인상 때보다 기준 금리 목표 범위를 더 빠른 속도로 인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다음 달 15일 FOMC 정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간 유지해온 제로금리를 깨고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연준은 오는 3월 15~16일 FOMC 정례회의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연준이 한꺼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거나, 남은 7차례 FOMC 회의에서 매번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WSJ는 지난달 기자회견 이후 어떤 공개발언을 내놓고 있지 않은 파월 의장을 언급하며, 연준의 다음 행보는 파월 등 지도부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회의 참가자들은 0.25%포인트 대신 0.5%포인트를 지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6주마다 열리는 FOMC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현재 0~0.25%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 1.75~2%까지 1.75%포인트 상승한다.
연준은 회의에서 "현재 연준이 높은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대차대조표를 상당 규모 축소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했다. 연준은 펜데믹 발발 이래 2년 간 월 120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 완화(QE)를 실시에 현재는 자산 규모가 약 9조원에 이른다. 다만, 어느 정도로 자산 규모를 줄일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날 공개된 1월 FOMC 회의록의 경우 그동안 연준이 보여 온 '매파' 성격보다 강하지 않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시모나 모쿠타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자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시장은 이번 의사록을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한다"며 "최근 과장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모두가 매파적인 언급에 대비했다"고 했다.
다만 1월 FOMC가 1월 CPI 발표 이전에 열렸으며, 연준의 양적긴축 규모와 시점은 불분명한 점 등에 비춰 투자자들의 눈은 내달 FOMC 회의로 향하게 됐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서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날 공개할 금리인상 점도표 상향을 통해 좀더 속도 높은 긴축을 예고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예상보다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기존 12월에 예고한 3회 금리 인상보다 5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