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에 이어 전세가격까지 하락 전환하면서 전국적으로 ‘깡통전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매매가격 하락으로 집을 팔아도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집주인이 전셋값 차익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최근 3주간 보합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이미 3주 연속 0.02% 하락을 기록하고 있고, 3주 연속 0.01% 하락했던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2월 둘째 주에는 0.02% 하락해 하락폭이 커졌다.
여기에 지난 2월 둘째 주 전국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01% 하락 전환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9년 8월 넷째 주 이후 약 2년 6개월만이다. 수도권은 0.04% 하락하며 하락폭이 커졌고, 1월 마지막 주 0.02% 하락세로 돌아선 서울지역 전세가격지수도 2월 둘째 주에는 0.03% 하락하며 하락폭이 커졌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가중되는 모습이다. 먼저 매매가격이 하락하면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은 경우 전세금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최근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집주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의 부동산 매물정보 안내판.
또 전세가격 하락으로 집주인이 전세금 차익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세금이 수 천 만원 하락할 경우 당장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집주인들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 되고, 이 대출은 다음 전세 세입자에게 깡통전세 우려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과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액수는 5790억원(2799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34억원 수준이던 사고액은 2017년 74억원, 2019년 3442억원, 지난해 579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보증금반환보험 가입자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HUG의 전세보증금반환 보증은 2020년 약 17만 9천여 건에서 2021년 23만 2천여 건으로 보증 건수가 증가했고, 보증금액도 2020년 약 37조 2천억원에서 2021년 51조 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조원 늘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세 보증 보험 가입과 함께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선은 등기부등본상 권리 관계를 먼저 확인해서 후순위에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일 것이고, 두 번째는 전세금 보증에 대한 것을 설정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세 번째는 전세에 대한 보증을 받기 위해서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