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오미크론발 대유행의 정점 시기가 지나는 3월 이후 '단계적 방역완화'를 통한 일상회복의 재추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후 한 달여 만에 확진자 규모가 정점을 지난 유럽 국가들도 방역 문턱을 속속 낮추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유행의 정점시기를 2월 말~3월 중으로 예측했다. 유행의 규모는 최소 14만명에서 많게는 27만명까지 하루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원치료를 받는 중환자는 1000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14~27만 정점…"변동 가능성 있지만 대비할 것"
질병청이 이날 발표한 10개 분석기관의 국내 발생 예측을 조사할 결과를 보면, 총 10개 팀 중 7개 팀이 오는 23일 신규 확진자가 '13만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10개 중 8개 팀은 3월 2일 '17만명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정점과 관련해서는 2팀이 '2월 말~3월 초, 14~16만명', 3팀은 '3월 중하순 24만~27만명'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10개 팀 중 4개 팀은 입원치료를 받는 중환자 수도 예측했다. 이 중 3팀이 오는 23일 중환자 수가 500명을 넘기고 내달 2일에는 1000명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정은경 청장은 "유행 발생 예측을 위해 국내외 연구진들이 주기적으로 유행 상황을 분석모형에 반영함에 따라 예측 결과는 변동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유행 상황을 대비·대응하기 위해서 예측 결과를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 경우 추가적인 일상회복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유행이 진행되고 면역이나 치료가 되면서 함께 엔데믹화 될 거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느 정도 유행이 반복되면서 여러 가지 면역 등을 획득하고 좀 더 안정적으로 코로나19를 관리할 수 있게끔 진단 체계 등이 변환이 되면서 일상회복으로 가는 길이 좀 더 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수치화된 기준을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의료체계에 과부하를 주거나 붕괴위험이 없고 일상적인 외래 또는 입원치료 등 일상적인 의료대응 체계로 대응이 가능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유행의 정점시기를 2월 말~3월 중으로 예측했다. 사진은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확진자·중환자 예측 결과. 사진/질병관리청
◇ 나이트클럽 문 연 유럽…영화관 취식·방역지침 없애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난 유럽국가들은 이미 방역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자, 코로나19 규제를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영국 BBC방송,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16개 주지사들과 오는 3월 20일 코로나19와 관련된 규제 대부분을 종료하기로 지난 16일 합의했다.
독일에서는 내달 4일부터 백신접종자, 코로나19 완치자는 자유롭게 술집·호텔 등에 출입이 가능하다. 백신 미접종자는 검사 후 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또 3월 20일부터는 '노마스크'를 본격 시행하고 대부분의 방역규제를 해제할 예정이다. 특히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도 코로나19 창궐 2년만에 관중을 가득 수용한 축구장에서 경기가 가능하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6일 수개월 만에 나이트클럽이 문을 열었다. 술집과 식당·카페 손님들은 카운터에 서서 음식과 음료를 먹고 마실 수 있다. 영화관과 열차에서의 취식도 가능해졌다. 28일부터는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다중이용시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도 철폐할 계획이다.
스위스도 지난 16일 자정부터 대부분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을 없앴다. 네덜란드도 오는 25일부터 거리두기 관련 규제를 대폭 해제한다. 단, 대중교통 시설이나 공항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유지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이스라엘 등 외국은 확진자 발생에도 방역규제를 해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사망자 나이를 분석해보면 고령층이 대다수다. 확진자 정점이 언제고 몇명이냐보다는 중환자·사망자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전국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이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사진은 마스크 없이 거리를 걷는 프랑스 시민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