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국내 코로나19 창궐 이후 2년여 만에 풍토병화인 ‘계절 독감’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 전망은 위험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까지 집계된 치명률 관련 정보가 불확실할뿐더러, 새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1일 <뉴스토마토>가 5인의 감염병 전문가들 상대로 ‘코로나19 엔데믹’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문의한 결과, 아직 코로나19 엔데믹화를 낙관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면역을 가진다면 독감과 같은 엔데믹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야기하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진행하는 과정 속에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독감에서의 치명률은 백신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치명률을 구별해 나온 데이터나 정보가 정확하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독감과의 비교에 있어서는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백신접종 완료자들이 위험성이 떨어진다는 것에 동의하나 미접종자들에게는 여전히 위험한 감염병"이라며 "계절독감보다 훨씬 전파력도 빠른데다 중증화율도 높은 상태이기에 위험성이 낮아졌다는 정부의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종국에는 엔데믹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독감처럼 받아들이기는 아직 어려운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접종자, 접종완료자 중에서도 고위험군은 완전히 보호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접종률이 높기는 하지만 자연면역을 획득하는 사람이 적고 미접종인구가 여전히 많다. 특히 12세 이하는 접종 시작도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데믹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 교수는 "독감과 같은 풍토병으로 가는 것을 전재로 방역정책을 준비하는 것을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문제는 아니다"며 "독감처럼 대응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분석이 나올 때까지 사전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선제적 조치는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다. 미국이나, 영국이나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사망자는 많이 나왔다"며 "외국사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를 풍토병처럼 관리를 한다고 할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정례화해야한다"면서도 "다만 고령자 등 고위험군과 동거인 등을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 외의 사람들에게는 접종에 대한 선택권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뉴스토마토>가 5인의 감염병 전문가들 상대로 ‘코로나19 엔데믹’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문의한 결과, 아직 코로나19 엔데믹화를 낙관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