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기업의 고용이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소매업과 여행업 등에서 가장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과 함께 구조 전환에 따른 정책도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료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분기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종업원 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합소매업은 5759명(8.6%)이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다음으로 영화·비디오물 등 제작 배급업이 3731명(45.4%), 항공 여객 운송업이 2305명(6.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종업원 수 감소율로 보면 영화·비디오물 등 제작 배급업이 45.4%(3731명), 여행사와 여행보조 서비스업이 26.3%(1457명) 등으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2021년 3분기 기준 상장기업의 종업원 수는 130만6000명으로 2020년 3분기 130만명보다 늘었고,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3분기 130만7000명에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고용 충격은 기업의 경쟁력 약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 등 외부변수의 영향인 만큼 피해 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당장의 일자리를 지키고, 나아가 코로나 이후 일자리 창출의 선봉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용 감소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시기를 포함해 상장사 외로 범위를 확대하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표준산업분류상 19개 대분류 산업 중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 업종의 고용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도·소매업의 고용은 지난 2017년 3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28만3000명,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 18만2000명이 줄었다. 숙박·음식업의 고용은 같은 기간 각각 18만8000명, 3만7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경기침체기를 2017년 3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로, 경기회복기를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로 간주했으며, 이 기간의 고용 감소를 합하면 도·소매업은 46만5000명, 숙박·음식업은 22만5000명에 이른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올해 1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695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3만5000명(4.4%) 증가했다. 이는 2000년 3월 121만1000명 이후 21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 정책의 초점이 경기 부양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을 포함한 구조 개혁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특히 4차 산업혁명과 비대면 산업에 맞는 고용 정책이나 교육 정책 등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므로 산업 구조 전환에 대한 모니터링과 더불어 인력 양성, 기업 지원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