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해외건설 수주가 연초부터 순항하는 모습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연일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건설 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해외건설 수주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21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수주한 해외건설 수주액은 42억2714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5억9573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 늘어난 수치다. 수주 건수로는 지난해 78건보다 39건 많은 117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에서 41억2409만 달러를 수주해 전체 수주액의 97.6%를 차지했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5억1567만 달러보다 8배가량 높은 액수다. 이어 중남미에서 4800만 달러를 수주했고, 아프리카에서 3556만 달러를 수주해 뒤를 이었다.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는 전년 대비 1% 규모인 1122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가 주요 수주 사업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총 14억1725만 달러를 수주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7억5945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 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자회사 롯데케미칼 타이탄과 합작해 인도네시아 찔레곤 지역 약 99만여㎡ 부지에 연간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부타디엔(BD) 14만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5년 완공 목표다.
여기에 아직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2월 초 베트남에서 국영석유가스그룹 자회사 페트로베트남전력이 발주한 6000억원 규모의 년짝(Nhon Trach) 3·4호기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베트남 정부가 발주한 첫 번째 고효율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은 중국 국영 건설사 CC7과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 셀계·조달 업무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러시아 BCC가 CC7과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CC7에서 EP(설계·조달 업무)를 도급 받아 수행한다. 계약 금액은 약 10억유로(약 1조3721억원)며, 2024년까지 계약 업무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9년 223억1937만 달러까지 하락한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0년 다시 351억 달러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도 300억 달러를 넘기며 순항했다. 올해도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경우 3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액 300억 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
먼저 코로나19 여파로 밀렸던 발주 물량이 올해 대규모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건설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코로나 백신 보급 확대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재개 현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사업을 보류했던 주요국들이 경제 회복 시기에 대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발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국제 유가 불안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사업 계획이 지연됐던 프로젝트들이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의 석유 수요 증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꾸준한 상승해 배럴 당 1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