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부문에서 중국 대표로 나와 금메달을 딴 에일린 구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는 22일 에일린 구가 전날 미국 USA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를 인용해 "에일린 구는 올림픽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인 아버지와 중국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에일린 구는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부문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하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에일린 구는 인터뷰에서 "여전히 스키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경기에 출전할지는 확실히 답변할 수 없다"면서 "현재 확실한 것은 미국으로 돌아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자서전을 출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유명 모델 에이전시인 IMG에 소속된 현역 모델인 에일린 구는 "패션 사업 경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미국행을 택한 에일린 구가 향후 중국 스키 국가대표팀 참여 여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베이징의 딸'이라는 애칭을 붙였던 중국 네티즌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당수는 "중국에서 돈만 챙겨 미국으로 떠난다", "배신자", "먹튀" 등의 글을 남겼다.
미국 국적 포기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에일린 구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됐다. 그는 이번 올림픽 프리스타일 빅에어 부문에서 우승 직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민권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이고, 미국에 있을 때는 미국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그가 미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했다는 점을 앞세워 당 선전 홍보에 활용했다. 실제로 에일린 구는 미중 간 갈등 속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올림픽에 서면서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에일린 구는 이번 올림픽 동안 중국에서 계약한 광고 브랜드가 24개가 넘고, 이를 통해 4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올림픽 2관왕으로 얻은 추가 수입까지 감안하면 1190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에일린 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루이뷔통 광고 사진. 사진/에일린 구 인스타그램 캡처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