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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켐생명과학, 실권주 우려감에 공매도 리스크 ‘확대’
유증 발행가 밑도는 주가에 메리트도 사라져
입력 : 2022-02-22 오후 5:40:14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의 주가가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 마지막 날 유증 발행가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과 함께 공매도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유증 흥행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유증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모집주선인인 KB증권이 저렴한 가격에 인수 할 수 있어 향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50원(5.69%) 하락한 3만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엔지켐생명과학의 유상증자 발행가인 3만1800원에 비해 3.62% 낮은 수준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유증 발행가 확정을 앞둔 지난 17일부터다. 앞서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1월 1차 발행가액을 5만6900원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발행가액 확정을 앞두고 주가(16일 종가 기준 3만9050원) 대비 45.71% 높은 발행가액에 유증 흥행 실패 우려가 커지면서 공매도가 급격히 몰렸다.
 
17일에는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 거래비중이 34%를 차지하며 코스닥 종목 중 공매도 1위에 올랐으며, 18일에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으로 공매도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21일에도 22%의 비중을 보이며 코스닥 5위까지 다시 올라섰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가 유증을 발행가를 밑돌게 되면서 유증 청약의 메리트가 사라졌다. 유증의 경우 대규모 신주가 시장에 풀리는 만큼 기존주주들은 주식가치 희석과 ‘오버행’ 이슈를 감당해야한다. 이에 통상 유증 청약 시 기존 주가 대비 높은 할인율을 제공한다.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기준주가 대비 20%의 할인율을 제공했다.
 
그러나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유증 청약을 통해 얻는 주식 가격이나 시장에서 매매되는 가격의 차이가 사라지면서 이 같은 할인율이 의미를 잃게 됐다. 
 
구주주들의 경우 신주인수권을 매도했을 때 얻었을 차익을 생각하면 오히려 시장가격보다 14.39%가량 비싸게 사는 셈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신주인수권은 4000원 선에 거래됐다.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구주주청약 이후에도 오는 24일과 25일 일반청약이 남았으나 주가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 이상 대규모 실권주 발생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증에 참여할 경우 오히려 시장가격 보다 비싸게 사게 되는 데다, 신주 발행일까지 자금도 묶이기 때문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유증 신주발행일은 3월21일이다. 유증 청약에 참여할 경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지 못한 채 한 달가량 유증 청약 금액이 묶이게 된다.
 
이번 유증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신주 발행일 오버행 이슈가 또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증에서 모집주선인으로 참여하는 KB증권은 엔지켐생명과학의 실권주를 모두 인수하게 된다. 유증 발행가 대비 10% 낮은 2만8000원 수준에 실권주를 인수하게 되며, KB증권은 조기에 인수물량을 모두 처분할 수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확정 발행가액이 정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 자금조달 규모자체에는 변동이 없다”며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인수인으로 참여한 KB증권이 실권주를 모두 인수할 예정인 만큼 유증 자체가 중도 철회될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계획보다 자금 조달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이 있는 만큼 사업계획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53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는 발행주식총수(871만482주) 대비 60.85%에 달하는 물량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내달 21일 상장된다. 조달한 자금은 엔지켐생명과학이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캐딜라(Zydus Cadila)와 계약한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디’(ZyCoV-D) 제조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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