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가 끝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단행했다. 국제사회가 각종 경제 제재를 내놓으며 경고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국영기업에 대한 직접 제재에 이어 최근 논의해 온 대러시아 제재를 전면적으로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AF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특별 군사 작전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돈바스의) 주민 보호"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외국이 간섭할 경우 즉각 보복하겠다며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연설하는 그 시각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과 북동부에 있는 하리코프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들렸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 키예프까지 진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자 "푸틴 대통령은 재앙적 인명 손실과 고난을 가져올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고 푸틴의 결정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이 가져올 죽음과 파괴는 러시아만의 책임이며, 미국과 동맹국은 단결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세계는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 제재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진척사항을 보고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 금융기관과 함께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 등에 대한 제재에 착수한 바 있다. 가즈프롬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건설 주관사다.
같은 날 유럽연합(EU)도 러시아 제재를 공식 채택했다.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자금 조달을 금지하고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 제품의 수입과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방장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비서실장, 하원의원 등도 제재 대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한 만큼 미국 중심의 서방 동맹국들은 최근 논의해 온 러시아 제재를 전면적으로 작동시킬 것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E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거듭된 경고와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주권국가와 독립국가에 대한 침략을 택했다"면서 "나토는 모든 동맹국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수많은 사람이 이미 생명을 읽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노보루한스크에서 한 남성이 포격으로 벽에 구멍 뚫린 주택에서 가재도구를 챙겨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