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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작년 증권사 '빚투' 이자 81% 급증…올해 장사는 '글쎄'
작년 빚투 이자로 1.8조 벌어…리테일 '효자'
입력 : 2022-02-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증권사들이 작년에 '빚투(빚내서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이자 수익이 1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42% 급증하며 증권사 리테일 수익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다만 증시 활황과 저금리 환경이 저물어가며 빚투 열풍도 한풀 꺾여, 올해 이자 수익은 작년 만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증권사 영업보고서를 취합한 금융투자협회 공시사이트에 따르면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28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이 1조80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9970억원 대비 81% 급증했으며, 코로나 이전이던 7474억원과 비교하면 142% 뛰었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낮은 금리 환경이 겹치며 빚투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주로 주가지수가 올라갈 것으로 강하게 예상될 때 투자자들이 증권사 돈까지 빌려 레버리지 투자를 하곤 한다. 작년 코스피 3300선 돌파와 함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6조원에 근접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삼성증권(2803억원) △미래에셋증권(2735억원) △NH투자증권(2183억원) △키움증권(2036억원) 등 4곳이 1년 새 2000억원 이상의 신용융자 이자 수익을 벌어들였다. 또한 수익이 2배 이상 늘은 곳도 6개사에 달했다. 상상인증권(342%), BNK투자증권도(137%), 한화투자증권(136%), 신한금융투자(121%), KB증권(112%), 하이투자증권(107%) 등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신용 한도가 찬 대형사들이 신용거래를 중지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빚투 수요가 중소형사까지 골고루 반영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급격히 늘어난 빚투에 신용 한도가 찬 대형사들이 문을 잠글 때 여력이 남은 중소형사들은 이자율 인하 이벤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빚투 고객을 유치하곤 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한도 100% 내에서만 신용융자를 비롯한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증시 부진에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올해 이자 장사는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융자 잔고는 작년 말부터 꾸준히 감소해 20조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실제로 코스피가 주춤하기 시작한 지난 4분기부터 증권사들의 빚투 수익은 3분기를 고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들가 4분기 벌어들인 빚투 이자는 3989억원으로, 전분기 4182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10개 증권사 중 키움증권만이 4분기에도 증가세를 유지해 4분기에도 미래에셋 다음으로 높은 579억원의 이자 수익을 벌었다.
 
증권사들은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최대 10%까지 신용융자 이자율을 올리고 있지만, 증시 활기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빚투 수요는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시 하락을 전망하며 거래대금이 떨어지면 당연히 신용융자도 줄어든다"며 "그와 관련된 이자 수익은 작년 대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과거 대비해서 일평균 거래대금의 수준 자체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단 아니어도 코로나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며, 신용융자 부분도 그 때보다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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