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열린 CJ 택배 공동대책위원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태완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000120) 본사 앞 점거농성을 해제했다. 민주당이 사회적 대화 기구 재가동을 제안한 데 따른 결정으로, 점거농성 돌입 19일 만이다. 다만 노조는 CJ대한통운이 직접 대화에 나설 때까지 총파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28일 전국택배노조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 점거농성을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파업 사태를 끝내기 위해 전향적 노력을 해달라는 민주당 요청에 화답해 오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사회적 합의의 정착과 과로 방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합의 주체들 간의 불신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과로사대책위, 정부, 택배사, 대리점연합, 소비자단체 등 참여 주체가 상호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를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택배노조는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환영한다"며 "민주당의 입장 발표는 노조의 주장이 정당함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답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본사 1층 점거 농성을 벌인지 19일 만에 농성을 해제한 뒤 점거 농성에 사용했던 물품들을 건물 밖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설 때까지 파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의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주장하며 지난해 12월28일부터 63일째 파업중이다. 지난 10일에는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해 농성을 벌여왔다.
노조측은 "지난 CJ대한통운택배 대리점연합과의 대화에서 CJ대한통운 원청의 개입과 대리점연합의 불성실한 태도로 대화가 중단됐다"며 "지금이라도 CJ대한통운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배업계를 대변하는 대리점연합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민주당에 유감을 표시하고,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대리점연합은 "불법행위는 당연히 중단해야 하는데 이를 '전향적 조치'라고 포장한 것은 헌법 모독"이라며 "국민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즉각 파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노사간 문제임에도 노조의 출구 마련을 위해 추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을지로위원회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조측이 민주당을 이용해 대리점연합과 원청을 압박한 방식 또한 지적했다. 대리점연합은 "또 다시 원청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보며 지난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리점연합은 이어 "불법 점거만 해제하고 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국민 고통을 외면한 이기적 판단"이라며 "소비자 권리를 존중하고 소상공인과 대다수 일반 택배기사의 피해를 줄이겠다고 생각한다면 즉각적인 현장 복귀가 답"이라고 덧붙였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