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방역 패스’ 전면 중단 등 사실상 ‘위드 오미크론’ 체제로 접어들면서 일일 확진자 30만명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1~2주 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상회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논의에 착수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점 확인 후 방역완화를 추진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중환자, 병상가동률 등의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방역완화를 위해서는 ‘국민 항체 형성률’ 조사가 뒷받침돼야한다는 조언이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1만9241명이다. 하루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8만명 이상 폭증하는 등 22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방역당국은 1~2주 후 현재 확산세가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3월 9일 대선일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규 확진자 수는 2월 이후 일주일마다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을 보여왔다. 이날 확진자 수의 증가 폭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1.3배 수준에 머무른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주부터 증가율이 조금씩 둔화하며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전문가들이 예측하는대로 1~2주 정도 사이에 정점이 형성되는 기간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점 확인 후 중증화율, 사망률, 병상가동률 등 핵심 방역지표 관리를 통해 단계적 방역완화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거리두기 조기 완화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과 내일(2~3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및 방역의료분과위원회를 열고 거리두기 조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방역의료분과 전문가를 비롯해 관계 부처와 지자체, 자영업, 소상공인 등 여러 의견을 듣고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 21만9241명 발생한 2일 서울 송파구청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로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행 '사적모임 6명· 영업제한 10시'를 골자로 하는 거리두기 지침은 오는 13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치명률이 계속 낮아지고 자영업자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기 조정 가능성도 높다.
자영업자와 의료계 등 각계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르면 방역 추가 완화를 골자로 한 새 거리두기 조정안이 4일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와 관련해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 교수는 "중환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현재 방역지침을 완화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미리 검토는 해볼 수 있겠지만, 조정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잘못된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 마스크 착용지침 등 미세조정은 가능하겠다. 그러나 방역완화를 위해서는 확진자가 얼마나 내려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2주 후 감소세를 확인한 뒤 본격적인 방역완화를 추진해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아공의 경우 오미크론 확산 이후 한 달 반 만에 국민 73%에 항체가 생겼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며 "안정적인 일상회복을 위해서는 우리정부도 국민의 항체형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