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시·도교육청 또한 앞으로 학생 수가 더욱 감소할 것을 대비해 학교를 통합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은혜학원은 항소 기한인 지난 2일까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달 10일 은혜학원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은혜초등학교 폐쇄명령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했다. 여기에 은혜학원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법원의 원고패소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은혜학원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취지로 폐교 인가를 반려한 서부지원교육청이 이제와서 학교 폐쇄 명령을 내린 것은 모순된 행위라고 보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은평구 소재 은혜초는 학생 수 부족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됐다며 2017년 말 2018년 2월부로 폐교를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당시 서울시에 있는 초등학교 중에서는 첫 폐교 소식이었다. 폐교가 알려지기 직전인 2017년 말 은혜초 재학생은 235명으로, 정원 350명의 65.2%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은혜초 외에도 서울시에서 학생 부족에 시달리는 학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의 1학년 신입생 수는 7명에 불과했다. 학교 통·폐합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마포구 창천초의 같은 기간 신입생은 28명, 도봉구 도봉고는 63명이었다.
2012년엔 20곳에 불과했던 서울시 소규모 학교 또한 지난해 99곳으로 무려 5배 늘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41곳과 45곳이었고, 고등학교도 13곳이었다.
서울 강서구 염강초등학교와 공진중학교는 학생 수 부족으로 2020년 결국 문을 닫기도 했다. 성동구 성수공고 또한 2024년 2월 폐교를 앞두고 있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폐교 수는 198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3855개교로 총 학교 수의 32.2%다. 약 40년간 10곳 중 3곳 이상 학교가 문을 닫은 셈이다. 대도시에서는 인천 57개교, 부산 45개교, 대구 36개교, 대전 8개교, 서울 3개교가 사라졌다.
서울시 은평구 소재 은혜초등학교 정문. (사진=연합뉴스)
학생 수가 계속해서 줄 것으로 예상되자 2곳 이상의 학교를 통합해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송파구 소재 일신여자중학교와 잠실여자고등학교를 이음학교(서울형 통합운영학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초·중학교의 통합은 있었지만 중·고등학교 간 이음학교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운영학교는 초·중학교나 중·고등학교를 통합해 시설과 설비, 행정인력을 함께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향후 학생 수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인력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취지다.
학생 수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 주로 추진하는 제도였으나, 학령인구 감소 현상이 대도시까지 확산하며 서울시를 비롯해 주요 지자체도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대전시교육청 또한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에 지역 첫 초·중통합학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중구 용유도에 있는 용유중과 용유초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되면서 학교 통·폐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경우 지역사회의 반발을 고려해 학교 통·폐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진 않다. 다만 시·도교육청에 학교 통·폐합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신설학교 설립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