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산불방지를 위한 협조를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또 고의·과실로 인한 산불 사고에 대해서는 관련자를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도 삼척으로 확산한 대형 산불 관련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전 본부장은 “5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에 강풍까지 더해지면서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 6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2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건보다 두 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행·재정적 지원 등을 포함해 신속한 복구와 피해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고 “다른 산불피해 발생지역에 대해서는 산불 진화 후 피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선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의나 과실로 인해 산불 피해가 발생한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며 “최근 발생한 산불들도 발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대로 고의나 과실 여부가 확인되는 경우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잠깐의 방심과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산림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는 데에는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많은 경우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생명도 위협받게 되는 만큼 국민의 관심과 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도 삼척으로 확산한 대형 산불로 인해 산림청 추산 1만5000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크게 훼손됐고 많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튿날인 5일 새벽, 강원도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개인의 방화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대형 산불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경북 울진·강원 삼척 일대에 대해 산불피해 수습을 위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재가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산불 발생 사흘째인 지난 6일 산불이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인근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산림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내달 17일까지 두 달여간을 ‘대형 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24시간 산불방지대책본부 운영, 산불 진화헬기 전진 배치와 순찰 강화 등 산불예방활동을 시행 중이다.
산불 방지 행동요령은 △산림 인근 논·밭·쓰레기 무허가 소각 금지 △입산통제구역·폐쇄 등산로 출입 금지 △입산 시 라이터·버너 등 인화물질 소지 금지 △산림 인접지 흡연이나 꽁초 투기 금지 △산불 발견 시 즉시 신고다.
최근 10년 간 발생한 산불 가운데 76%가 실화, 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 고의로 인한 산불 발생 시 최고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며, 과실로 인한 산불 발생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이날 발표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김현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최병안 산림청장, 김창룡 경찰청장, 이흥교 소방청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정부는 중대본부장 주재로 산불 대응방안과 수습 및 피해복구 대책 논의를 위한 중대본 회의를 가졌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