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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더블유바이텍, BW 재매각 묘수냐 꼼수냐…리픽싱 한방에 ‘대박’
2년전 주가 기준으로한 리픽싱 논란 여지 있어
입력 : 2022-03-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공격적 인수합병(M&A)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지더블유바이텍(036180)이 추가 자금조달을 위한 묘수를 냈다. 조기상환 완료 후 소각 예정이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재매각에 나선 것인데, 재매각을 통해 전환가액조정(리픽싱)이 이뤄지면서 엄청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메자닌으로 탈바꿈했다.
 
다만, 부채로도 잡히지 않던 보유 BW의 재매각을 결정한데다, 리픽싱이 현재 주가가 아닌 2년전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된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등급 평가와 주요사항보고서 등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 BW발행이라는 것이다.  
 
전환가액 조정은 2022년인데…기준주가는 2020년?
(표=뉴스토마토)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더블유바이텍은 지난 2020년 발행했던 200억원 규모의 BW 중 130억원 규모의 BW를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3월 전액 조기상환이 완료됐던 BW로 지더블유바이텍은 작년 3분기 보고서를 통해 미상환 BW내역이 없다고 공시했었다.
 
당초 지더블유바이텍의 계획은 BW의 매입 후 소각이었다. 이에 상환된 BW는 부채로 잡히지 않았으며, 리픽싱 또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재매각을 결정하면서 해당 BW의 리픽싱이 진행됐다.
 
리픽싱을 통해 기존 4830원이던 BW의 전환가액은 리픽싱 단 한 번 만에 전환가액이 1205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이날 종가(1910원) 대비 36.91% 낮은 가격으로 지더블유바이텍의 역대 최저 주가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지더블유바이텍 BW의 전환가액이 단번에 75%나 낮아질 수 있었던 것은 리픽싱 적용 기준일이 BW발행 3개월 뒤인 2020년 4월30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지더블유바이텍(당시 사명 에이프론티어)은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1205원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지더블유바이텍은 거래정지 1년3개월여 만인 지난해 6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면서 거래가 재개됐고,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 역시 급등했다. 재매각 결정 직후의 주가를 기준으로 전환가액을 산정했다면 전환가액은 현 주가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됐겠지만, BW 발행 3개월 후의 가격을 기준주가로 결정하면서 전환가액이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BW나 CB의 경우 발행 당시 주가하락에 따른 리픽싱 규정이 들어간다”면서도 “2년 전 주가를 기준으로 리픽싱이 진행되는 것이 정상적인지 여부는 기업의 상황과 공시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규정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이라면 재매각 결정일을 기준으로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발행주식 대비 91% 신주 발행 대기…오버행 주의
 
전환가액이 낮아지면서 향후 발행될 주식 수량도 급격히 늘었다. 해당 BW의 발행가능 주식 수량은 기존 269만1511주(발행 주식 대비 지분율: 8.26%)에서 1078만8381주(33.11%)로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BW의 주식전환가능시기(2021년 1월)가 이미 도래한 만큼, 재매각 직후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BW 재매각 결정으로 지더블유바이텍은 당분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더블유바이텍은 최근 M&A를 진행하면서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늘렸던 만큼, 기존 CB와 유증 물량에 대한 부담도 기존주주들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더블유바이텍은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031860)과 코넥스 상장사 에스엔피제네틱스의 인수를 결정했다. 엔에스엔의 최대주주인 제이케이파트너스 1호 투자조합의 지분 49.84%를 12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으며, 에스엔피제네틱스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94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31억4000만원의 CB발행과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재 지더블유바이텍의 미상환 CB는 183억원에 달한다. 이는 주식으로 전환 시 발행주식총수(3258만7795주)의 35.1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재매각을 결정한 BW와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 750만주를 더할 경우 향후 발행될 신주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91.23%(2972만9722주)에 달한다. 이중 올해 발행한 유증과 CB를 제외한 약 2000만주는 언제든 주식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BW를 발행할 경우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평가와 주요사항공시 등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오래전 발행 후 소각 예정이던 BW의 재매각을 통해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재매각 결정이 2022년 인데 전환가액 조정이 2020년으로 결정된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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