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국제유가가 14년만에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원유 관련 기업의 주가가 강세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제마진과 관계없이 오르내리는 테마주의 경우 특히 투자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는 한 때 배럴당 130선을 돌파하며 140달러에 육박했다. 한 때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30.50달러, 브렌트유는 139.13달러까지 급등했다.
미국의 러시아산 석유 금지 제재안 검토 소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데 이어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민간에서 러시아 원유 매입을 꺼리면서 러시아 원유 트레이딩의 70%가 멈췄고, 이 수요가 다른 유종으로 쏠리고 있다"면서 "수급 불균형이 오버슈팅으로 반영된 점도 있지만 오버슈팅 리스크는 한동안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주는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재고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으로 정제마진이 늘어나면 정유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이는 정유업계의 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흥구석유, 한국석유 등은 정제마진과 관계없이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테마주로 투자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전쟁 이슈로 인해 단기간 급등한 만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 급등세는 실제 '펀더멘털'보다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를 반영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금같은 가파른 상승 국면에서는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일단락되거나, 향후 유가가 후퇴하는 국면에서 가파른 하방 압력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향후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