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이 열렸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터키 안탈리아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함께 3자 회담을 했다.
쿨레바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인도주의 통로를 여는 동안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받지 못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전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은 휴전을 논의할 권한이 없어 휴전 합의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휴전 문제가 회담 의제가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이 회담이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구체적인 합의를 확정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벨라루스에서 열린 기존 양측 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돈바스지역의 친 러시아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공화국과 루한스크(루간스크)공화국의 독립 역시 인정하는 조건을 달았다. 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도 요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결사 항전을 외치면서도 최근 나토 가입 포기를 비롯해 러시아가 요구하는 중립화와 영토 분쟁에 대해서 타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커지자 다소 유연한 모습으로 선회한 것이다.
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이후 양국 대통령실 보좌관과 고문이 이끄는 협상을 3차까지 진행했으나 장관급 고위 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부터 13일까지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외교 포럼에 라브로프 장관과 쿨레바 장관이 참석하기로 했고, 터키의 중재로 3자 회담이 마련됐다.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외교장관 회담. (사진=AP/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