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보다 7.9%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이며, 전문가 전망치 7.8%도 웃돈 수치다.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2% 올랐으며, 휘발유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은 같은 기간 대비 25.6%가 올랐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인들은 올해 높은 수치의 인플레이션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유가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뛰었고, 두 나라는 주요 밀 생산국으로 식량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폭등한 국제유가가 통계에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아 3~4월에 정점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3~4월 CPI가 8~9%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다음 주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3분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3.2%에서 5.1%로 상향했다.
미국 뉴욕 시민들이 10일(현지시간) 시내 한 쇼핑몰 내부를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