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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ETF 괴리율 초과' 벌써 910건…전년비 3배 이상 늘어
러시아 전쟁에 원자재 들썩…거래정지·지표가격 0원도 속출
입력 : 2022-03-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올해 글로벌 주가지수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서 괴리율 초과가 잦아지고 있다. 상품가격이 순자산가치 또는 지표가치의 변동 속도나 폭을 따라가지 못해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니켈 가격 역방향에 2배로 베팅하는 곱버스 ETN이 0원까지 떨어지고, 러시아 관련 ETF가 거래 정지되는 등 ETP(ETF와 ETN) 상품 변동성이 커지자 잦은 괴리율 초과 소식이 투자자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의 괴리율은 장중 해소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시기에 예상치 못한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4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올해 ETF 괴리율 초과는 910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1년 1월1일~3월13일) 289건과 비교해 215%가 증가했다. 원유와 금속 등 원자재 관련 상품이 많은 ETN에서도 괴리율 초과가 올해만 647건 발생해 작년(295건) 대비 2배 증가했다. 거래소는 국내 기초지수를 이용하는 ETP는 괴리율 1%를, 해외자산은 2%를 초과할 때 괴리율 초과 공시를 낸다.
 
올 들어 괴리율 초과가 잦아진 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둘러싸고 글로벌 증시의 일일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 증시는 하루 변동폭이 1%만 되도 급등락했다고 표현하는데, 2월 이후 S&P500지수가 2% 이상 움직인 날은 6거래일에 달했다. 원유 가격은 최고 130달러를 돌파했으며 니켈 가격은 하루 새 70%가 급등하기도 했다.
 
가령 원유 선물 지수가 급등하면 관련 ETP 가격도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상품 수급상의 이유로 실제 ETP 가격은 덜 오를 수도 있다. 이 괴리를 줄이고 상품 가격이 상품의 이론적 가치에 수렴하도록 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데, 수급 불균형이 심할 경우 신속하게 괴리를 축소시키는 데도 한계가 생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매수 또는 매도가 몰리면 그 반대 포지션에서 LP들이 물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규모의 차이가 커지면 일시적으로 한계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괴리율은 다음날 장중 LP 유동성 공급에 따라 해소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괴리율이 규정상 관리의무(국내지수 괴리율 3%, 해외 6%) 비율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거래소는 투자유의종목의 '적출-지정예고-지정' 단계에 따라 관리한다.
 
올 들어 괴리율 과잉을 이유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예고된 상품은 3개다. 작년 한해엔 구리 선물 ETF 하나에 불과했다.
 
'KINDEX 러시아MSCI(합성)'은 지표가치가 0이 된 채 거래정지되면서 괴리율 3356만6566%를 기록하고 있다. ETN 중에선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이 거래 중단됐다. 서방 경제 재제로 러시아의 니켈 공급망이 빠듯해질 수 있단 우려에 니켈 가격이 하루 새 70% 폭등하면서 지표가격이 0원을 기록했다. 같은날 '대신 인버스 니켈선물 ETN(H)'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삼성 인버스2X WTI 원유 선물 ETN'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예고됐다. 이 밖에 9개 ETP들이 괴리율 초과를 이유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적출'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품들은 괴리율이 축소되려면 순자산가격이나 지표가치가 오르거나 시장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 당장 그런 일이 발생하긴 쉽지 않다"며 "LP의 역할만으로 괴리율 축소가 어려워서 괜찮아지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질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진다.
 
특히 원자재 파생이나 레버리지, 곱버스 등 ETP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가격 변동성이 상당히 커져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특히나 곱버스 내지는 레버리지와 같은 파생상품이 결부된 ETP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투자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괴리율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가 없다면 기초자산의 가격은 오르는데 왜 내 투자상품 가격은 떨어지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가격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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