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자본전액잠식설 미해소에 따라 거래정지 중인
비디아이(148140)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까지 연장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31일 비디아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지만,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감사보고서의 ‘의견거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의견 ‘적정’을 받더라도 리스크 요인들이 남아 있다. 비디아이는 현재 내부결산시점 3사업년도 중 2년간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 50%과 자본잠식,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에 따른 상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총 3월31일인데, 사업보고서는 4월7일…감사의견 '거절' 우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디아이는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사업보고서 제출일을 4월7일까지 또다시 연장했다. 당장 3월31일이 주주총회 예정일인데, 사업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감사보고는 물론 재무제표의 승인도 불가능하다.
상장사들의 경우 주총일 일주일 전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 주주총회의 경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최대 7일 이내로 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이 가능했다. 비디아이는 지난 23일 사업보고서의 제출기한을 주주총회 전일인 30일까지로 연장했으나, 이번에 정정보고서를 통해 4월7일로 한번더 연장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총과 관련한 부분은 상법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감사보고서 없이 주총 진행이 가능한지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며 “상장사들의 경우 주총일 전에 보고서를 제출해야하지만 이번엔 코로나로 일주일까지 연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비디아이의 감사의견 거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비디아이는 작년 반기 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외부 감사를 한 정동회계법인은 “비디아이의 계속기업 타당성에 대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계속기업 존속 여부는 부채상환을 위한 연결회사의 자금조달계획 성패와 안정적 영업수익 달성 여부에 좌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사업연도의 개별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 의견거절이거나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인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수면위로 떠오른 자본잠식설…최대주주 반대매매에 가능성↑
당장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을지부터가 걱정이지만, 감사보고서 외에도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다. 현재 비디아이는 완전자본잠식 및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상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디아이는 현재 전액자본잠식이 우려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비디아이는 지난 22일 풍문 또는 보도(전액자본잠식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로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23일 자본잠식설에 대한 풍문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거래정지가 연장됐다.
앞서 비디아이는 내부결산 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발생 공시를 통해 자본잠식률이 8.36%라고 공시한바 있다. 공시에서 확인되는 자기자본(자본총계)은 148억원인데, 전액자본잠식 상태라면 비디아이의 자기자본은 마이너스(-)가 된다. 최근 사업연도 말 전액자본잠식 상태인 경우 관리종목 여부와 상관없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아직 비디아이가 감사보고서를 내놓지 않았지만, 3분기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비디아이의 전액자본잠식 가능성은 작지 않다.
비디아이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46억원이다. 내부결산 시점 작년 총 영업손실은 321억원으로, 작년 4분기에만 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디아이의 작년 3분기 별도 자기자본은 154억원이다. 비디아이가 작년 전액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선 자본금을 21억원이상 늘리거나, 영업 외 자본잉여금을 21억원 이상 늘려야한다. 그러나 작년 3분기 기준 비디아이의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9억원에 달한다. 작년 4분기 자금조달 역시 10억원의 유증을 진행한 것이 전부다. 비디아이의 3분기 누적 부채비율(1123.58%)과 현금흐름을 고려했을 때 영업 외 수익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한 영업손실로 작년 3분기 누적 결손금이 992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4분기 17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비디아이의 경우 지난 2월22일부터 5차례에 걸쳐 담보로 잡힌 주식의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전액자본잠식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디아이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5번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담보권자의 담보권 실행으로, 최대주주인 안승만 대표가 보유한 주식이 매도됐다. 담보권 실행 시점이 비디아이의 관리종목지정 사유 발생 이전인 만큼, 기한이익 상실 사유는 대출 이자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담보권이 실행됐다는 것은 영업 외 수익에서 큰 개선이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자본잉여금이 크게 늘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산적한 상폐 리스크…불성실공시법인 우려도
내부결산시점과 사업보고서상 차이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우려가 있다.
비디아이가 내부결산시점 공시한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61억원, 14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8%에 불과했다. 만약 완전 전액자본잠식이 아닌 부분자본잠식이라도 내부결산 시점 공시와 사업보고서는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비디아이의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현시점에서 불성실공시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사업보고서가 나오고 내부결산시점과 사업보고서의 내용 차이가 크다면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비디아이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누계벌점은 8점이다. 만약 이번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누계벌점이 15점에 달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