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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데이터 부족…넓고 자유롭게 운행해야"
(규제가 굴레②)대규모 실증단지 구축해 시범 주행거리 늘려야
입력 : 2022-03-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관련 시범 서비스 주행거리와 데이터 축적 규모가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규제를 줄이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자동차산업연합회(KAIA)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규모는 6565억 달러(약 814조원)로 2020년 대비 9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시와 공동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 대회인 '2021 자율주행 챌린지' 본선을 서울시 상암동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일원에서 개최했다.(사진=현대차)
 
하지만 현재 국내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 7개 지역은 일부 구간에 한정돼 있다. 또 미국과 중국의 경우 10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시범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30여대에 그친다.
 
미국과 중국은 지정된 구역 내에서 자유롭게 무인 시범운행을 실시하고 우리나라는 제한된 구역 내에서 보조운전자 탑승을 전제로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주행거리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구글의 자율주행 부문인 웨이모는 2020년 3200만㎞, 중국 바이두는 지난해 2100만㎞에 달하는 주행거리 데이터를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모든 업체를 합쳐도 지난 1월 기준 72만㎞에 불과하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레벨4 자율주행차 제작·출시에 적합한 안전기준과 합리적 수준의 보험제도·책임소재 정립 △기업 수요에 맞춘 시범운행지구 탄력적 지정·운영 등을 제안했다.
 
조창성 자동차산업협회 스마트안전실장은 "대규모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 시범운행지구 7개소를 대도시 전체로 확대하거나 지역 3개 이상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자율주행차 시장 경쟁력을 키우려면 선결 과제가 분명하다고 분석한다. 기술적 한계의 극복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사회적 합의, 규제 완화, 인프라 확대 등 풀어야 문제들이 산더미다.
 
해외 경쟁국은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대폭 풀며 산업 육성에 나섰다. 독일은 지난해 레벨4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도 레벨3 자율주행차 일반도로 주행을 허용하고 레벨4 자율주행차 운행이 가능한 법률을 제정 중이다. 올해 상시운행이 목표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운전석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불법이다.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지만 명문화된 요건이 없어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길거리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는 불가능한 상태여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험주행하기가 어렵다"며 "선진국에 비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의 기술력이 3~4년 뒤져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네거티브 정책을 바꿔야 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가 출범했다. 현대차(005380), 카카오(035720), KT(030200)를 중심으로 완성차, 부품 등 기존 자동차 산업계뿐만 아니라 통신, ICT,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6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협회는 기술이 고도화되더라도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공감하며 법 제도 정비와 함께 자율주행의 안전 범위와 사고 시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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