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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더블유바이텍, 꼼수 리픽싱에 쏟아진 주식전환…오버행 주의보
재매각과 동시에 주식전환 결정…이달에만 발행주식 40% 신주발행
입력 : 2022-04-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더블유바이텍(036180)이 1년 전 소각을 결정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재매각하면서 대량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현재가 대비 절반 수준인 신주가 대거 시장에 유통되면서 오버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지더블유바이텍이 BW의 발행한도 상향하면서 향후 시장에 출회될 신주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더블유바이텍은 지난 30일 130억원 규모의 BW 재매각과 BW의 주식전환을 결정했다. 이번에 재매각한 BW는 116억원 규모다. 재매각 대상은 지엔지투자조합(30억원), 케이디투자조합(27억원), 이지스원(26억원), 글로벌투자조합(23억원), 서진기업컨설팅(17억원) 등이다. 신주 상장일은 4월20일이다.
 
(표=뉴스토마토)
눈여겨볼 점은 BW 매각 대상이 결정됨과 동시에 주식 전환이 결정됐다는 점이다. 특히 인수대상자 중 글로벌투자조합의 경우 대금납입일이 4월15일로 대금납부도 이뤄지기 전에 주식전환부터 결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매각 결정과 함께 인수주체와 일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BW 인수자들이 경영권 확보 등을 이유로 BW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BW인수 주체가 대부분 투자조합인 데다, 이날 종가(2280원)가 BW의 전환가(1205원)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만큼 신주 상장이 이뤄지면 대규모 물량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주가가 신주상장일까지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BW인수자들은 116억원을 투자해 20여일 만에 1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재매각이 결정된 BW의 전환가액이 크게 낮아질 수 있었던 것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적용 기준일이 최근 주가가 아닌 3년전(2020년 4월30일)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더블유바이텍은 지난 2021 주주총회에서 해당 BW의 소각을 결정했다. 이사회 결정직전 해당 BW의 주식전환가는 4830원으로 주식전환가능 수량은 269만1511주(발행주식 대비:8.26%)였다. 그러나 최근 재매각이 결정되면서 리픽싱이 적용됐고, 전환가는 기존의 4분의 1수준인 1205원까지 떨어졌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서 발행 주식수도 1078만8381주(33.11%)로 급격히 늘었다.
 
당시 지더블유바이텍(당시 사명 에이프론티어)은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는데, BW의 리픽싱 기준일을 거래정지 직전일로 경정한 것이 유효했다.
 
BW 외에도 신주 발행 및 보호예수 해제를 통한 물량 출회가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해 발행한 89억원(전환가 1205원) 규모의 CB 737만7580주(19.64%) 주식전환이 이달부터 가능해지면서 현재 주식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4월1일에는 우리사주조합에 유상증자로 발행한 184만3317주(4.91%)의 보호예수도 해제될 예정이다.
 
이달 들어 신주발행이 결정된 물량만 발행주식 총수의 40%에 달한다.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지더블유바이텍 CB와 BW 중 1379만4725주의 주식전환권이 행사됐다. 이는 지더블유바이텍 발행주식 총수의 39.91%에 달한다. 
 
특히, 작년 말 지더블유바이텍 임시주주총회에서 증자 한도가 확대된 점도 향후 오버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더블유바이텍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증자한도를 기존 발행주식대비 30%에서 100%로 늘렸다. 증자 한도가 늘어나면서 향후 BW나 CB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더블유바이텍 신주발행 확대와 관련해 일각에선 경영권 매각의 초석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지더블유바이텍의 최대주주인 클로우웨일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했는데, 당시 3년간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보호예수로 2024년 6월까지 주식매매가 정지된 만큼, 증자를 통한 경영권 매각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권 매각 관련 설명을 듣기 위해 지더블유바이텍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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