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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동학개미①)증시 약세에 분노한 동학개미 이탈 가속화
거래대금 1년 새 반토막…개미들 "대형주의 배신"
입력 : 2022-04-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동학개미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거래대금은 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주들의 배신', 미국 등 여타 시장보다 지수가 부진한 점 등이 국내 주식 선호를 크게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조금씩 매수에 들어가야 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미국의 통화정책과 러시아 침공 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야기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혀가는 지금부터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확인하며 지수가 상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1월1일~3월31일) 국내 주식 하루 거래대금은 20조원을 밑돌며 19조7739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33조3505억원과 비교해 약 40.7% 감소했다. 
 
올 들어 미국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올해 거래 첫날 장중 3000선을 한번 터치한 뒤 다시 3000 고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2700선마저 위협받았다. 글로벌 증시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으나, 뉴욕증시가 오른 날에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반영되지 않는 날이 늘면서 동학개미들의 불신도 커졌다. 
 
또한 개인 투심 악화의 배경엔 '대형주의 배신'이 있다. 동학개미들의 단골 종목이던 시총 상위주들이 시장 상황과 각종 악재 등에 흘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올 들어 8.0% 하락했으며, 10만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는 7만원 선마저 지키지 못했다. 코스피 내 기술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각각 10.1%, 6.2% 하락했다. 지난 1월 공모주 열풍의 정점을 찍으며 신규 투자자 유입에 마지막으로 이바지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첫날 60만원까지 바라봤으나 지난달 중순 35만원 선까지 빠졌다. 
 
주식투자 2년차의 새내기 동학개미 A씨(남·29세)도 올 초 국내 주식을 대부분 정리하고 미국주식과 펀드, 청년 대상 적금, 코인 등으로 자산을 옮겼다. 그에게도 삼성전자, 카카오와 네이버, 2차전지 3인방(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크래프톤 공모주 투자 등 그는 동학개미들의 최선호 종목들을 대부분 보유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많이 '물린' 종목들은 아직 빼지 못했지만, '물타기(가격이 떨어지면 추가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 낮추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며 "올해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휘청인 영향도 있지만, 뉴욕증시가 올라도 다음날 그만큼 연동돼 오르지 않는 코스피를 보며 A씨는 '국장(국내주식장)'에서 짐을 싸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동학개미가 일부 떠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주식시장에서의 수익률이 부진해지자 증권사 신규 계좌 수 증가를 견인하던 공모주 청약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열기가 식었으며, 은행에서 출시하는 연 5%짜리 적금 상품이 오히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오히려 지금이 조금씩 저평가 종목들을 사모을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올라야 따라 들어가지만, 오히려 이럴 때 사는 게 수익률 차원에서 좋다"며 "당장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지보단 역발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지를 보고 주가가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파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도 현재 주식 시장이 저점 부근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올 들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나 러시아 사태같은 뉴스플로우가 향후 경제상황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만큼 중요하게 여겨졌다"며 "하지만 최근 그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걷힌 상태에서는 실물 경제 데이터나 기업 실적으로 투자자들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2분기 실적이 나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에, 실적 전망치를 확인해가며 주가지수도 상단을 높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관측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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