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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서울 북악산, 54년 만에 온전히 '시민 품으로'
2020년 북측에 이어 6일 남측 탐방로 개방
입력 : 2022-04-06 오후 4:06:55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북악산이 54년 만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시도 사건인 ‘김신조 사건’ 이후 제한적으로 개방됐으나 2020년 북측을 시작으로 남측까지 온전히 개방된 것이다.
 
지하철3호선 안국역에서 북악산 남측 탐방로까지 이어지는 삼청동 일대에서는 등산복을 입은 방문객들이 줄지어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개방 첫날인 6일 김포에 사는 60대 등산 유튜버 오승권 씨도 오전부터 일찍 북악산을 찾았다. 그는 등산로가 잘 정비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 씨는 “나뭇가지가 튀어나온 곳은 쿠션을 설치해놓고 계단 같은 시설도 잘 돼 있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며 “산을 좋아해 등산 유튜버로 활약 중인데, 54년 만에 개방된 첫날에 이 길을 걷는 것이 의미있었다”고 말했다.
 
등산객들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편의시설이 더욱 확충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강남구 삼성동에 사는 70대 등산객 이재민 씨는 "산행객이 더 많아지면 쉼터를 더 넓히고 화장실도 확충했으면 좋겠다“라며 ”간단하게 음료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악산 남측 탐방로 인근에 종점이 있는 종로11번 마을버스는 모처럼 승객들로 북적였다. 운수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삼청동 상권이 침체되며 노선도 적자난을 겪고 있던터라, 향후 승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근호 삼청교통 공동대표는 “종점부터 승객들이 꽉 차 있다”며 “오늘 갑자기 승객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앞으로도 더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북악산 남측 면까지 더해 모든 지역이 개방되면서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공간도 대폭 늘어났다. 북악산 개방 면적은 여의도공원 4.7배에 해당하는 110만㎡이며 이 지역 내 탐방로 길이는 4.8㎞에 달한다.
 
종로구는 남측 개방을 위해 목재데크와 야자매트를 병행 설치한 데 이어 인근 자연석을 활용한 돌계단 정비를 완료했다. 북악산 남측 탐방로와 성곽을 연결하는 청운대쉼터, 숙정문과 삼청공원에 각각 출입문을 신설했다.
 
3대 거점쉼터(촛대바위쉼터·청운대 전망대·계곡쉼터)는 물론 만세동방 주변 자연석 정비를 토대로 법흥사 터 보존을 위한 우회길도 조성했다. 탐방객 안전과 산림자원 보존을 위한 산불예방체계도 구축했다.
 
종로구는 앞서 2020년 북측을 개방할 때도 종로구는 기존 군 순찰로를 걷기 편한 길로 조성한 바 있다.
 
이번 남측 개방으로 서대문구 안산에서 출발해 인왕산~북악산~북한산으로 이어지는 구간도 연결됐다. 종로구는 부암동과 삼청동을 잇는 상권 연결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됐던 지역 경제에 활력을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재개, ‘북악산 둘레길 탐방 프로그램’과 ‘걷기대회’ 운영 등을 계획 중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산악인의 오랜 바람이던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남쪽으로 한강, 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이 오롯이 이어지게 됐다”며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도 문화유산이 지닌 가치를 널리 알릴 주요 관광 상품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서울 북악산 남측 면이 6일 개방된 가운데, 등산로에 야자매트와 목재테크가 각각 설치돼 있다. (사진=종로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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