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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PER' 1년 새 3분의1토막…대형주 이익 커졌는데 저평가 심화
코스피 현행PER 35배→12배…실적 대비 주가 가치 급락
입력 : 2022-04-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스피 상장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년 새 3분의 1토막 났다. 실적 대비 주가 가치가 빠르게 하락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PER이 낮아졌다고 해서 매수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건 금물이라고 말한다. 주가는 미래 실적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재의 실적 대비 주가가 많이 떨어졌어도 미래 불확실성이 크다면 추가 하락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내외 리스크를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4월(8일)과 비교해 코스피 PER은 35.52배에서 12.3배로 낮아졌다. 코스피200의 PER도 29.78에서 10.83배로 거의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코스닥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코스닥 지수의 PER은 1년 새 60.3배에서 34.44배로, 코스닥150은 47.26배에서 32.47배로 떨어지는 데 그쳤다.
 
PER은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배가 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주가를 1주당 EPS(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나눈 것으로, PER이 낮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고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기업들의 실적은 양호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1억8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최근 1년 새 대형주들의 주가는 거침없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을 14조1000억원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 등 대내외 악재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삼성전자는 4거래일 연속 빠지며 8일 6만7700원에 마감했다.
 
이 밖에도 한때 100만원을 넘었던 LG화학 주가는 현재 50만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며,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작년 고점 대비 각각 32%, 43%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들(우선주 제외)의 시총은 800조원대다. 시총 100조원의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했음에도 1년 전 1000조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시총 상위주 중 많은 경우가 내수보다는 글로벌 공급망에 긴밀히 연결된 수출 위주 기업들이다보니 글로벌 증시 악재를 빠르게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최근 반도체 장비 수입 둔화 등 공급망의 부품 부족 등 상황이 반도체 수요와 공급에 추가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대비 주가가 1년 새 크게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저평가 상태인지 결론을 내리는 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주가는 미래 실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 실적에 기반한 PER로 밸류에이션을 측정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하는 PER은 현재 기업 실적으로 산출한 값으로, 통상 기업 밸류에이션 분석에 쓰이는 12개월 선행 PER(1년치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낸 PER)과는 차이가 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 실적 기대감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증권사에서는 주로 1년 실적 전망치를 바탕으로 PER을 계산한다. 그럼에도 현행 PER이 1년 새 3분의 1토막이 났다는 점은 실적 대비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1분기 실적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통화·재정정책에 따른 경기 흐름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진 실적이 양호하지만 향후 실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현 글로벌 경기 상황이 국내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실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고 있는 과정에서 경기 둔화 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둔화가 기업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실적 시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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