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시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연준의 긴축 정책에 따른 우려감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확대해감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하이 봉쇄로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며 개별기업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코스피 단기 예상 밴드를 2680~2800선으로 전망했다. 상하이 봉쇄 정책의 해제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하이시를 전면 봉쇄했다. 현재 일부 봉쇄를 완화했지만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봉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봉쇄는 물류망 차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강화해 기업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상하이의 도시 전면 봉쇄를 부분 완화 이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다시 증가함에 따라 중국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베이징과 광저우 등 다른 도시에서도 감염자는 늘고 있어 추가 봉쇄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기관들은 18일 발표 예정인 중국 1분기 GDP가 5%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중국 안팎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올해 1·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평균 4.5%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은 운송 단계 측면에서 원재료의 반입과 완제품의 출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번스타인도 중국 내 봉쇄가 지난 2020년 글로벌 록다운 당시보다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 황 번스타인 연구원은 “상하이 봉쇄의 거시적 충격이 꽤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비용은 팬데믹 이전보다 다섯 배 올랐고, 항공 운송료는 두 배 상승했다”며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준의 긴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빅 스텝 인상 필요성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어 5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50bp) 인상하는 ‘빅 스텝’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통상 연준은 기준금리를 1회 인상할 때 25bp를 적용한 만큼 50bp는 빅 스텝에 해당한다.
인플레이션 공포와 금리 상승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를 낮추는 요인이다. 실제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성장주와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71% 하락했으며, 애플과 구글도 각각 3%, 2.33% 하락했다. 엔비디아(4.26%), AMD(4.79%) 등 반도체주도 대부분 내렸다.
증권가에선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은 경기둔화 압력에 대응하는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1분기 실적발표로 관심이 옮겨갈 전망”이라며 “주가지수는 횡보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개별기업 실적에 대한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는 섹터로는 인플레이션 수혜주(정유, 비철·금속)를 꼽았다.
중국 상하이 서부가 코로나19로 폐쇄된 가운데 방호복을 입은 작업자가 문 닫은 상점들을 따라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