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무상급식이 시행 10여년 만에 안착했지만 지역별로 제공하는 음식의 질 차이는 여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국의 학생이 모두 높은 질의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교육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상향 평준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공립 단설 유치원의 1인 1끼당 식품비 단가는 경기도가 2830원으로 가장 높았고 울산이 1935원으로 가장 낮았다. 두 지역은 모두 무상급식을 하고 있지만 단가 차이는 895원이 나는 것이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사립 유치원은 차이가 더 컸다. 제주(2870원), 경기(2830원), 전남(2735원) 순으로 단가가 높았고 낮게는 충남(1920원)·울산(1935원)·강원(2020원)·대전(2050원) 순이었다. 가장 높은 제주와 충남의 차이는 950원으로, 1000원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다.
같은 지역이더라도 공립 단설이냐 사립이냐에 따라 단가가 다른 경우도 많았다. 가장 차이가 큰 곳은 대전으로 공립 단설 단가는 2610원이었지만 사립은 2050에 그쳤다. 이밖에 인천·강원·충북·충남·경북도 사립 유치원이 공립 단설보다 식품비 단가가 낮았다.
유치원보다 무상급식 도입이 빨랐던 초·중·고 또한 지자체별로 식품비 단가가 다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인 1끼당 단가를 초 5256원·중 6043원·고 6225원·특수 5801원으로 책정했다. 유치원 급식비는 공립 3711원(인건비 별도 지원), 사립 5572원이다. 인상률은 6~7% 수준이다.
반면 울산은 올해 평균 단가를 기존보다 50원씩 올려 초 2900원, 중 3600원, 고 4100원으로 책정했다. 서울과 비교하면 초등학생 2356원, 중학생 2443원, 고등학생은 2125원 적은 수준이다.
강원도 또한 학교 급식 단가가 17개 시도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는 지적에 올해 급식 단가를 13% 올렸지만 여전히 서울보다 적은 2830원 수준이다. 지난해 2500원과 비교하면 평균 330원 올랐다.
지난해 7월 원주시의회가 공개한 도내 학생 1명당 급식 단가는 초 2293원·중 2753원·고 2852원으로 수도권과 비교해 2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자체별로 급식 단가가 차이 나는 건 무상급식이 시도와 교육청의 재정 사정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학교 규모에 따라서도 급식의 질에 차이가 생긴다. 같은 급식비를 지원하더라도 농촌형 소규모 학교는 급식 환경이 열악해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를 위한 정책을 연구하는 '희망먹거리네트워크'의 진헌극 대표는 "대도시의 경우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값에 구입하기가 쉬운데 농어촌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급식의 질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교육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상급식의 목적은 급식비 부담은 낮추고 모든 학교의 질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인데 재정 뒷받침 없인 어렵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학교 무상급식 2021년 전면 시행 성과와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 과제' 정책 자료집을 통해 "교육부가 나서서 급식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한 급식단가 적정 기준을 설정하고 지자체의 재정 격차를 해소하도록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며 "유치원의 경우 교육부 차원의 급식단가 산정 연구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