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국내 OTT 업체는 수백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냈다. 차별화한 콘텐츠 확보만이 살길이라는 기조 아래 적자를 감수하면서 오리지널·독점 콘텐츠 투자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종 OTT 3사는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1500억원대로 커졌다. 각사별 영업손실액은 티빙 762억원, 웨이브 558억원, 왓챠 248억원으로 집계됐다. 티빙은 전년 대비 영업손실액이 1149%로 크게 늘었으며, 웨이브와 왓챠 역시 각각 229%, 60%가 증가했다.
웨이브·티빙·왓챠의 통합 매출은 4325억원으로 넷플릭스 매출액 약 6316억원의 68% 수준에 그쳤다. 2020년도 매출액 총합 2336억원보다 크게 늘었지만,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애플TV플러스(애플TV+) 공세도 이어지며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토종 OTT는 올해 독점 콘텐츠를 늘려 가입자 확대에 나선다. 웨이브는 앞서 2025년까지 약 1조원가량의 콘텐츠 투자를 발표했으며, 티빙은 2023년까지 오리지널과 독점 콘텐츠 확보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웨이브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라인업을 탄탄하게 가져가는 목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독점적 콘텐츠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티빙 역시 올해 규모감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토종 OTT가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본력뿐만 아니라 제작사와 배우 입장에서는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에는 제작 업체가 콘텐츠 기획안을 가지고 줄을 서 있고, 거기서 밀리거나 국내 성향에 맞는 것들을 국내 OTT에 제안해 스텝을 밟는 경우가 많다"면서 "토종 OTT는 꾸준히 투자 동력을 만들어 나가면서 스스로 매력적인 플랫폼이 돼 좋은 제작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행 제도가 주요국 대비 낮게 책정돼 제작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영국·프랑스는 제작비의 25~35%를 세액공제해주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조세특례법 제 25조에 따라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이다. 조세특례법은 올해 연말 일몰된다.
토종 OTT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K콘텐츠로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은 일본·대만·동남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왓챠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가입자 1억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필수적인 만큼, 결국 관건은 자본 투입을 바탕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