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뚫고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올랐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가격대가 높은 차량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조2986억원으로 10.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7774억원을 기록했다.
제네시스GV70 전동화 모델. (사진=제네시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와 기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 영향 지속으로 1분기 판매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제네시스,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선진국 중심의 지역 믹스 개선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90만29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캐스퍼, G90 등 SUV와 제네시스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과 중국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의 영향을 받아 18.0% 감소한 15만2098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SUV 차종의 높은 인기에도 유럽 권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 판매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약세를 보여 7.8% 줄어든 75만847대가 판매됐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80.9%를 기록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효과로 하락했다.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마케팅 비용과 투자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0.4%포인트 높아진 12.7%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글로벌 팬데믹 상황의 진정과 반도체 부족 사태의 점진적인 안정화를 예상했다. 다만 중국 일부 도시 봉쇄 결정으로 인한 부품 수급 불균형, 국가 간 갈등,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경영 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 현대차는 주요 국가들의 환경 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으로 전기차 중심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 등 주요 신차의 글로벌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연결 부문 매출액 성장률 전년 대비 13%~14%,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5.5%~6.5%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본격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2분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지만, 올해 초 공개한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