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이 ‘수사권 분리’ 법안 공포 직후 헌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해 박범계 장관은 “위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3일 오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번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여야의 합의가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건조정위원회 직전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양당간 논의를 거쳐 이미 여야 합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절차상 위헌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번 패스트트랙 건(2019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국회 패스트트랙)을 헌법재판소로 가져간 사례가 있었다”면서 “그 사례에 비춰 (당시) 헌법재판소는 문제의 본질을 사·보임이 아니라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의 침해 위헌성을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야간) 논의 수준이 최종적으로 통과된 법안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절차의 위법에 관한 명백한 헌법 위반, 즉 위헌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공포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고발인 이의신청권’이 삭제된 것에 대해선 “경찰에서 수사심의위원회를 경찰 개혁 일환으로 만들었는데 경찰이 고발 사건을 무혐의 판단하는 경우 수사심의위를 통해 (불송치 처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송치 결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수사심의위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하위 법령의 정비나 체계의 정합성 등을 더 봐야 하는 것이고, 경찰 수사에 대한 감시와 통제, 개혁까지 중수청도 물론 함께 (논의할 것)”라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찬성 164명, 반대 3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됐다. ‘한국형 FBI(미 연방수사국)’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와 경찰 수사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등에 관해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 구성 결의안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은 부칙에 따라 4개월 뒤인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저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