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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과몰입 멈춰!
입력 : 2022-05-04 오후 5:29:49
제주맥주가 출시한 맥BTI. 출시 2주 만에 42만캔을 팔았다. (사진=제주맥주)
 
요즘엔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알았던 사람을 만나도 꼭 한 번쯤은 듣는 질문이 있다. MBTI가 뭐냐는 거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의 8가지를 조합해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한다. 인간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니. 혈액형 성격론과 기시감이 들었다. 물론 일정 부분 맞는 것도 있고, 사담을 나누기엔 부담없는 주제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엔 단순 재미를 넘어 MBTI 과몰입 사회로 가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도 MBTI에 따라 맥주, 향수, 음식, 운동, 스타일링 등을 추천해주는 마케팅을 보며 뭔가 싶었다. 나를 안지 얼마 안 된 사람이 MBTI를 물은 뒤 "역시 ㅇㅇㅇㅇ이야~"하며 말할 땐 진심으로 이걸 믿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십수 년을 같이 살아도 모르는 게 사람 성격인데 사람을 16가지로만 나눌 수 있을까. 
 
성격은 고정적인 게 아니라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요소다. MBTI라는 틀 안에 갇혀서 "나는 이 유형이라 이래!"라고 말하는 건 편협한 사고가 아닐까. 인간을 유형화하고 이를 통해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건 오만에 가깝다. 사회생활 부적응 유형으로 꼽히는 INFP, INTP는 직장 채용에서 배제한다는 진심 반, 농담반 유머가 마냥 웃기지 않은 이유다. 
 
나조차도 나에 대해 다 알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그럴 것이다. 15분 남짓의 간단한 검사로 규정하기엔 우린 다면적이고 복잡미묘한 존재가 아닌가. MBTI는 자기과시적인 SNS 상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는 있다. 딱 거기까지다.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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