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왼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은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자격이 없다"며 거듭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정호영, 두 사람을 반드시 낙마시켜야 할 1순위로 설정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준까지 연계하는 전략을 고민 중이다. 한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 내 최측근 인사다.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모두 발언에서 "조국 일가를 쑥대밭으로 만든 책임자가 미국·영국을 넘나드는 가짜 스펙을 딸에게 선물했다. 내로남불이 정말 놀랍다"며 "더 가관은 편법·비리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자를 고소하고 민주당 의원을 겁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통령 소리까지 나오니 대통령이 된 것 같나. 소통령 역사를 들여다보면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다"며 "자료를 낱낱이 공개하고 편법·탈법 역시 공개해 조용히 물러나는 게 남은 명예라도 지키는 것"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오늘 '내로남불 끝판왕'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며 "모든 비리를 풀코스로 저지르고 친척까지 스펙을 품앗이했다. 스카이캐슬과 비교도 안 되는 '한동훈캐슬' 패밀리가 등장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곧 출범하는 윤석열정부는 공정한 법질서를 말로 앞세우기보다는 한동훈 일가 비리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 조국 전 장관에게 적용한 법과 한 후보자에게 적용하는 법이 달라서는 안 된다"며 "요리조리 발뺌하는 한 후보를 보면 죄책감 없이 법을 악용하는 법조 소시오패스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즉각 자진사퇴할 것을 국민 이름으로 명령한다"고 압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한 후보자 딸이 부모 찬스를 통해 다각도로 스펙을 쌓았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반면 한 후보자의 딸을 인터뷰한 해외 기사가 보도되기 무섭게 증거인멸 수준으로 지워졌다"며 "후보자 검증 내용을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고소를 남발하고, 법적 대응을 운운하는 후보자 태도와 수위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 찬스·스펙 쌓기는 과거 특권층 병역 비리에 버금가는 국민의 새 검증 기준"이라며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국민을 위한 공정한 법무집행 적임자인지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청문회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