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6.1 지방선거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경선이 마무리 단계인 가운데 행정관료 출신의 선전과 시의원 출신들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기초단체장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현직 시의원 출신은 26명에 달한다.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채 경선에 참여하거나, 출마 의사를 보이다 접은 인물들까지 합치면 4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출신 구청장들이 대거 선전한 데서 기인한다. 강동·광진·관악·마포·은평 등에서 시의원 출신이 당선됐으며, 이들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한다. 당시 이를 두고 시의원 출신이 시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서울시 등과 연계한 지역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기대가 주를 이뤘다.
4년 전과 달리 이번엔 막상 각 당의 경선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시의원 출신이 훨씬 줄었다. 더불어민주당 도봉구청장 후보가 된 김용석 시의원을 제외하면 양당을 통틀어 현역 시의원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9일 발표한 국민의힘 강남구청장 후보 경선에서도 성중기·이석주 시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심지어 시의회를 이끌며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미디어 노출이 잦은 의장 출신도 여지없다. 김인호 의장이 동대문에서, 신원철 전 의장이 서대문에서 각각 구청장직에 도전했지만 다른 후보에 뒤쳐졌다. 강북·강서·구로·동대문·서대문 등 다른 지역에 나선 시의원들도 상당수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나마 전직 시의원들이 4년간의 지역활동을 거쳐 이번에 경선에 통과하며 체면치레했다. 민주당에서 유찬종(종로), 박운기(서대문), 양준욱(강동) 후보, 국민의힘에서 이성희(강북), 오봉수(금천), 이행자(관악구) 후보 등이 경선을 통과했다.
A 시의원은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상황이 벌어지면서 시의원 개개인의 전문성과 활동이 부각되기에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며 “코로나 시국은 물론 그간의 역할이 적지 않은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아쉽다”고 평했다.
행정관료 출신들은 새얼굴도 적지 않다. 모두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로 나온 점이 특징이다.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을 역임한 강맹훈 전 실장이 4:1의 경쟁률을 뚫고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로 확정됐다.
서강석 전 서울시 인재개발원장은 송파, 김경호 전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은 광진,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성북, 최호권 전 서울시 정책비서관은 영등포, 나진구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중랑에서 각각 경선을 뚫고 본선 출사표를 냈다. 서초구청장 후보로 낙점된 전성수 전 인천시 부시장도 공직 출신이다.
강맹훈 성동구청장 후보 관계자는 “도시재생, 건축과 관련해 1급 공무원을 지낸 후보의 전문성이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이 현안인 성동구와 맞아 떨어져 삼표레미콘 부지 구글 유치 등의 공약과 활동을 내놓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공직자 출신이 갖는 전문성에 주목해 많은 공직자 출신 후보의 강세로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맹훈 성동구청장 예비후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강맹훈 후보)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