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줄면서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도 늘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받는 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월 발표한 지난해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생의 32.1%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26.7%와 비교하면 5%포인트 이상 늘었다.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 비만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다. 특히 초등학생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2019년 24.7%에서 2021년 32.9%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소아·청소년 비만이 가파르게 증가한 건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교 수업을 집에서 받으면서 기본적인 움직임이 줄어든 가운데 체육 시설들도 문을 닫으면서 운동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급식 대신 배달음식이나 간편식을 많이 먹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 수업을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면서 신체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우울해지고 불안해졌다.
교육부가 지난 2월 전국 초·중·고 학생 34만1412명을 대상으로 우울·불안, 학업 스트레스 등에 대한 자기인식도 수준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의 27%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우울해졌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불안해졌다는 응답도 26.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꼈다는 중·고생은 각 12.2%, 7%였다.
아울러 초·중·고 학생 가운데 43.2%는 코로나19 이후 학업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등교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졌고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의 경우 한국 학생들이 입시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성적 하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 고3 수험생활을 한 대학생 김모씨는 "등하교를 할 때보다 걷는 시간이 줄어든 탓에 10kg 가까이 살이 쪘고 이후에도 안 움직이는 게 습관이 돼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며 "우울함이나 불안을 느껴도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도움받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