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자산운용이
NHN한국사이버결제(060250)에 투자해 50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떠안게 됐다.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추가매수에 나섰지만, 실적 부진으로 신저가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오히려 손실 규모만 키운 꼴이 됐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자드자산운용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14개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NHN한국사이버결제의 보유주식 36만8186주(지분율 1.3%)를 장내매도 했다. 이번 지분매도로 라자드 자산운용은 67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으나, 실질적인 수익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라자드운용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HNH한국사이버결제의 주식을 매수해왔다. 라자드자산운용의 매수 기간 4만원(무상증자 권리락 감안) 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 무상증자를 실시한 이후로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가 지속해서 떨어지자 라자드자산운용은 지분 추가매수에 나섰다. 2021년 6월 5.14% 수준이던 지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7.22%까지 늘어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2020년부터 라자드자산운용이 NHN한국사이버결제를 매수에 들인 금액만 총 950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30350원에 거래를 시작한 NHNH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는 현재 1만6250원(2일 종가 기준)까지 하락하며,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현재 주가 기준 라자드자산운용이 보유한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지분가치는 205억원에 불과하다. 라자드자산운용이 그간 NHN한국사이버결제 장내매도를 통해 확보한 현금이 187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할 경우 라자드자산운용이 NHN한국사이버결제를 통해 떠안게 된 평가 손실은 513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자 라자드자산운용도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라자드자산운용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팔아치운 NHN한국사이버결제의 평균 매도 단가는 1만8312원으로, 그간 평균 매수단가인 3만3305원 대비 45.02% 낮았다. 일부 장내매도는 52주 신저가(1만54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의 경우 최근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 전망도 밝다고 보긴 힘들다. 올해 1분기 NHN한국사이버결제는 매출 1916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6%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6.5% 하락했다.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주가도 22.80%나 빠졌다.
NHN한국사이버결제에 대한 증권가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 5월에만 교보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이 NHN한국결제시스템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 대비 영업이익률 개선이 더딤에 따른 실적 하향 조정으로 목표주가도 하향한다”며 “리오프닝 과정에서 국내 온택트 가맹점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가맹점향 결제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라자드자산운용이 아직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지분을 추가로 매도할 경우 주가 부침은 더욱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유동성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량의 지분이 블록딜 형식이 아닌 장내매도로 출회 될 경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일 수가 워낙 적기도 하고, 전자지급결제(PG) 마진율 하락과 직원 성과급 지급 등으로 부진했다”면서도 “2분기에는 마진율 개선과 실적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자사주 매입 등의 주가 부양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