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면서 가구·건자재업계도 점점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수급 악화, 나아가 건설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도로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트럭을 동원해 물류 이송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반이 중단되고 시멘트 공장에서는 시멘트를 옮기는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전국 레미콘 공장의 약 60% 정도가 셧다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 현장 공사 중단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화물 운전기사들도 연대의 눈치를 보느라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구업계와 건자재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업계 모두 파업이 장기화되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진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없다. 하지만 가뜩이나 원자잿값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까지 차질이 생기면 여러모로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예컨대 이케아의 경우 대다수 제품이 컨테이너를 통해 수입된다. 이케아 제품은 매일 컨테이너를 통해 수급되는데 컨테이너 이동이 어려워지면 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단기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화되면 사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현재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급이 되지 않는 제품들은 물류센터나 매장의 재고로 감당하고 있다.
마루, 바닥재, 보드류를 생산하는 동화그룹의 경우 화물 파업 장기화로 원재료 수급이 지연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납기일에 맞춰 생산을 마쳐야 하는데 원재료 수급 불안정으로 계획된 생산량에 미달하거나 납기를 못 맞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는 비축된 원재료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업 장기화 시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컨테이너 물류가 가장 큰 문제인데 파업이 길어질 겨우 고객에게 제품이 전달되는 납기가 길어질 수 있다"며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수급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가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침대업체 역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원·부자재 수급 불안정으로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건설공사 지연으로 건자재업계가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간 시멘트 출하가 중단돼 건물을 짓지 못하면 건자재 납품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