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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조 시장 잡아라"…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박차'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연평균 11.2% 성장
입력 : 2022-06-14 오전 7:00:00
한올바이오파마 수원연구소에서 연구 중인 연구원 모습. (사진=한올바이오파마)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며 성과도 내고 있다.  그동안 희귀질환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개발이 어렵고 성공하더라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돼왔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면서 개발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11.2%씩 성장해 약 24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제약시장의 1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기존 제약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중에선 한독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및 벤처 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치료제를 제공하고 있다.
 
한독은 제넥신(095700)과 함께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GX-H9(HL2356)을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과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해당 치료제 특징은 기존 1일 투여하는 성장 호르몬과 다르다. 주 1회 또는 월 2회 투여해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다.
 
실제 한독은 희귀질환 분야에서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및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 치료제 '솔리리스'와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트라클리어', '옵서미트', '업트라비' 등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국내에 선보였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치료신약 'HL161(IMVT-1401)'의 경우 파트너사 하버바이오매드가 중증 근무력증(MG)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연내 중국에서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두고 있다.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도 같은 적응증으로 올해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도 중증근무력증을 적응증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희귀질환 영역은 환자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치료제가 부족한 질환이 많다"며 "이런 미정복된 의료영역에서 신약을 개발해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희귀의약품 지정 시 신약 허가 심사 비용지원, 독점권 부여 등 혜택도 있어 많은 제약사가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에 뛰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 역시 중증 근무력증, 갑상선 안병증, 용혈성 빈혈 등 뚜렷한 치료제가 부족한 희귀질환에서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및 선점에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개발 중인 혁신 신약들의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가 20건으로 확대되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최다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앞서 한미약품은 삼중작용 바이오신약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 HM15211)'가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특발성 폐 섬유증(IPF)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6개 파이프라인에서 10가지 적응증으로 총 20건의 희귀의약품 지정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지정 기관별로 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9건, EMA 8건, 식품의약품안전처 3건 등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FDA와 EMA 등 선진기관으로부터 총 29건의 희귀의약품 지정받은 만큼 모든 파이프라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며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희귀의약품 개발과 상용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약업계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및 선점에 뛰어드는 요인은 크게 3가지 요인으로 나뉜다. △다양한 정책적 혜택 △시판 허가 후 독점권 획득 가능 △시장 미충족수요가 큰 점 등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로 선점이 되면 FDA는 임상시험 비용 세액공제 및 시판 허가신청 수수료를 면제한다. EMA는 해당 의약품 시판 허가 신청 비용을 감면한다. 
 
이 외에도 희귀질환 치료제가 시판 허가를 받은 후 독점권을 획득할 수 있다. FDA는 시판 허가 후 시장독점권을 7년간 부여한다. EMA의 경우 10년간 시장독점권을 부여한다. 
 
또 시장 미충족수요(언맷니즈)가 큰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효과적인 치료제나 치료법이 확보되지 않아 미충족수요가 큰 시장이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앞서 GC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헌터라제'가 대표적 예다.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헌터라제는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탄생한 치료제다.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고 정제된 IDS 효소를 정맥 투여해 헌터증후군 증상을 개선한다. 또, 기존 수입 제품보다 20%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제공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환자 중심주의'라는 목표 아래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치료제 공급뿐 아니라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정보 제공 등의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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