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유희열의 진심어린 사과와 후속 조치가 칭찬을 받았지만 안테나 측 대응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유희열은 14일 소속사 안테나 SNS를 통해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6월 14일 SNS를 통해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의 'Aqua'가 유사하다는 한 분의 제보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 긴 시간 가장 영향 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표절 의혹을 인정했다.
또 그는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과 팬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저 또한 오랜 팬의 입장에서 현재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라고 깊이 사과했다.
논란이 됐던 소속사 대응에 있어서는 "유튜브 댓글로 몇 주 전 유사성을 말씀해 주셨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내용은 검토 결과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는 점 말씀을 드리고 너른 이해를 구해 본다"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제보자에게는 "공식 이메일로도 제보를 해주셨다는 말씀에 사과와 함께 앞으로 더욱 잘 체크하고 살피도록 하겠다. 그리고 제보를 통해 더 큰 오점을 남기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LP앨범 제작진과 팬들에게는 "제 개인이 저지른 일로 차질을 빚게 된 제작진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오랜만에 나오는 음악을 기다리셨을 분들에게 불편함과 실망을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제보자인 유튜브 이용자 A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 류이치 'aqua'와 비슷하다며 유사성과 관련해 안테나 측과 사카모토 측에 모두 이메일을 보냈다.
A씨는 "사카모토 측이 '일정 부분 유사성이 인정되는 부분이지만 류이치 사카모토가 현재 암투병 중이라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이 없다'라는 의견을 보내왔으나 안테나 측에는 답신이 없었다"라며 의아함을 표했다. 사카모토의 투병을 알고있던 A씨는 이를 덮고 넘어가려 했었다.
그러나 안테나 측이 올해 6월 표절곡이 포함된 앨범을 낸다는 소식이 들리자 A씨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받아야 할 박수를 유희열이 받아서는 안 된다"며 두 곡을 비교한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이 퍼지게 되자 비로소 안테나 측이 반응을 한 것.
안테나와 유희열이 뒤늦게 사과를 하자 A씨는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믿겠다"라며 "유희열님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고 앨범 릴리즈도 연기하고 사카모토 측에도 연락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으니 그걸로 됐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한편 유희열은 지난해 가을부터 '유희열의 생활음악'이라는 제목으로 한 달에 한 곡씩 피아노 소품을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곡들을 모아 오는 15일 '유희열 - 생활음악' LP가 발매될 예정이었으나 연기하게 됐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