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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상장 심사 대기만 66곳…무의미해진 '45영업일' 규정
심사 인력부족·증시부진 등으로 차질
입력 : 2022-06-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상반기 누적된 상장 대기 기업들이 60곳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간은 규정상 45영업일이지만, 길게는 8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은 기업들이 누적되면서다. 기업공개(IPO) 주관사와 기관홍보(IR)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거래소의 상장 심사 속도가 상반기 인력 부족 문제와 선거 일정 등으로 급격히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이 최근 증시 부진에 부담을 느끼고 상장을 미루는 과정에서 서류 제출을 지연시킨 점도 심사 장기화의 이유로 꼽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고도 아직 결과를 받아들지 못한 기업이 66곳이다. 거래소의 심사 지연, 증시 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 등으로 인해 상장 심사 일정이 미뤄지며 상반기 동안 이같은 수가 누적된 것이다.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거래소의 상장 심사는 유난히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거래소 업무에 속도가 붙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초에 거래소는 상장 예심을 청구한 기업들에게 인력 문제 등으로 인해 심사가 늦어질 수 있다고 미리 안내하기도 했다.
 
작년 10월과 11월에 청구서를 접수한 뒤 감감 무소식인 기업도 네곳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상장 심사가 까다롭다고 알려진 바이오 기업들이다.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규정상 45영업일로 통상 두세달이 소요되지만 무려 7~8개월 심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특히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작년 4분기에 예심 청구서를 접수한 디앤디파마텍, 선바이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이뮨메드는 모두 바이오·의료기기 관련 기업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장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부진으로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더 까다로워진 것을 체감한다 전했다. 이들과 같은 시기에 청구서를 제출한 바이오 기업 파인메딕스와 애니메디솔루션은 심사 철회로 결론이 났으며, 올해 들어서도 다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고배를 마셨다.
 
한 IR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에서는 아니라고 하지만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영향 때문인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가 더 까다로워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한 바이오 기업도 하반기 중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접수하면 올해 안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 같아 사실상 내년 이후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상장예심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바이오 기업도 7곳에 달한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규정은 45영업일이지만 심사 과정에서 기업들에게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심사가 길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IPO 대어로 주목받은 현대오일뱅크와 컬리도 아직 심사 중에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작년 12월에 상장 심사를 청구했지만 추가 서류 제출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가 급등이 이어지면서 최고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보기 위해서다.
 
이커머스 국내 1호 상장사로 기대를 모은 마켓컬리의 심사도 늦춰지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시장 일각에서 영업손실, 김슬아 대표의 5%도 안되는 낮은 지분율 등이 상장 지연의 요소가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이는 사실 무근"이라면서 "상장 준비는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으며, 심사 통과 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가장 좋은 시기에 IPO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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