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때로는 여유가 없어서 말이 곱게 안나갈 때가 많습니다. 물론 필자인 제 이야깁니다. 아닌 사람들도 있겠죠. 아이 둘과 집안일과 업무와 인간관계 등 챙길 것도 많고 신경쓸 것도 많습니다. 하루는 일찍 나가야 하는데, 늦잠을 잔 남편과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소리를 지르며 아침시간을 보낸 날이 있었습니다. 남편에게도 소리쳤죠. "육아는 공동이다. 도와주는 게 아니다. 내가 늦으면 숙제를 제대로 봐 줘야지 어제 뭐한 것이냐" 등등 속사포처럼 쏟아부었습니다. 소리를 지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지만, 나는 이렇게 힘들다를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아이들 준비를 시킨 후 출근을 했고, 오후 늦게 카톡 하나를 보내왔습니다. '같이 소리치고 싶었지만 싸우기밖에 더하겠나, 그러니 한사람이라도 참아야지. 힘드니까 저러는 거겠지.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도와줄게'.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거 같습니다. 이러니 더 이상 싸울 수도 없고, 미안해졌습니다. 말이 참 중요하구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몇 달 전 친구와 찾은 가성비 오마카세 음식점도 오버랩 됐습니다. 오랜만에 만났기에 가성비가 아닌 맛있는 집을 가고 싶었는데 친구 손에 끌려 '가성비 맛집'을 찾았습니다. 셰프와 서버 단 둘이 운영을 하는 집이었습니다. 얼음잔을 달라고 했는데 서버분이 잘 못 알아들었습니다. 그러자 셰프님이 다정하게 얘기하시네요. "얼음잔을 달라고 하면 얼음이랑 이 컵을 준비하면 돼". 혼자 스시 만들랴 정신없을 텐데도 다정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고급 오마카세 식당에서는 거칠게 혼내는 게 문화인 듯 셰프가 견습셰프를 야단치는 호통치는 통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말이죠. 맛보다도 말 한마디가 만든 분위기로 즐거운 식사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돌이켜봅니다. 며칠전 소리치던 나의 모습을. 나의 주변인에게 당신에게 건네는 따듯한 한마디가, 일상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