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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노동자 없이 ‘메가 케리어’ 될 수 있나
입력 : 2022-06-17 오후 4:59:42
대한항공 객실승무원과 운항승무원이 보잉787-9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남매의 난’이 물러나고 잠잠하던 대한항공이 요즘 또 시끄럽습니다. 국제선이 회복되면서 여행 가려는 이들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질 낮은 기내식을 제공하고 자사 승무원들의 고된 근무환경을 고쳐달라는 호소에도 이렇다 할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 모습이 근래 뉴스에서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4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뒤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결과적으론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40% 이상 획득하며 그룹을 이끌게 됐습니다.
 
경영권을 확보한 조 회장은 이제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만을 잘 진두지휘하며 순항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또 코로나19 발발로 직격탄을 받은 항공업계가 이달부터는 인천국제공항도 정상화에 돌입, 여러 국가들도 입국 규제 등을 완화해 항공업계는 다시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대한항공도 그렇습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대한민국 산업과 물류 경쟁력 제고를 갖추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을 이루겠다는 원대한 목표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해외 경쟁당국을 대상으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건부로 양사의 인수통합을 승인했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는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중국, 일본, 호주 등 6개국입니다.
 
대한항공 말마따나 인구 1억명 이상이면서 국내선 항공시장 규모가 항공시장 50% 이상인 국가 또는 GDP 규모가 큰 국가들만이 2개 이상의 대형항공사(FS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잣대에 비춰보면 한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운용이 어렵습니다. 대한항공도 이런 점을 설명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FSC 선택권이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에 벌써부터 질 낮은 기내식 제공, 회사 직원들의 고충 외면을 하는 대한항공이 ‘메가 케리어’가 됐을 때, 또 경쟁사가 없는 시장 지배자가 됐을 때 이들이 일전에 말한 “소비자 편익 증대”를 지킬까요? 두 개의 회사가 하나가 되었을 때도 본래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여러 번 목격해왔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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