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반등하며 2400선에 안착했다. 전일 뉴욕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재닛 옐런 장관의 인플레이션 완화 소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류세 면제 검토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 ‘저점’이 어디일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상장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매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0포인트(0.75%) 상승한 2408.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96포인트(0.50%) 오른 2402.99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상승 폭을 키워갔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했다. 투자자별로 개인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307억원, 3187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5425억원은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8.38포인트 상승한 778.30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별로 개인이 1334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96억원, 557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일 미국 증시가 노예해방일(Juneteenth)을 맞아 휴장한 가운데, 국내증시는 미국 선물 지수 상승에 동조화했다. 21일 오전 3시(현지시간) 현재 다우선물은 1.24%, S&P500 선물은 1.36%, 나스닥은 1.39% 각각 상승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주요 정책 입안자들이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 발언과 함께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가솔린에 대한 세금 임시 면제 가능성을 언급이 우호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유류세 일시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재닛 옐런 장관은 지난 19일 ABC방송에 출연해 “조만간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국제유가는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유류세 한시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물가 급등에 대한 불안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의 증시 낙폭이 과도했다며 국내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술적 지표인 코스피의 주간 상대강도지수(RSI) 상 현재 30선 이하인 과매도 국면에 위치해 있고,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 판데믹이나 2022년 1월 양적긴축 발작 당시를 하회하고 있다”며 “전거래일 코스피 폭락은 사실상 뚜렷한 실체가 부재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낙폭 과대 인식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상장사들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증시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카카오페이(377300) 경영진들이 18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NHN(181710)과
한글과컴퓨터(030520)는 각각 300억원,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이익이나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할 때 이뤄지는 경우가 잦다는 점을 볼 때 ‘바닥 신호’로 읽히곤 한다.
한지영 연구원은 “최근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라며 “물론 자사주 취득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현재 전반적인 증시뿐 아니라 개별 주식들의 거래량 감소 상황 속에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유동성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391.03)보다 17.90포인트(0.75%) 오른 2408.93에 장을 마쳤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